신춘문예
습관 / 한유경
머리가 지끗거린다
문학이라는 잣대가
올해도 어김없이
누군가의 꿈을 베어낼 것이다
시인도 소설가도
참 많다
문학은 소수의 것이 아니라
과학이 되어간다
다들 천재다
몇천 편의 간절함이
심사위원의 손과 눈치에
맡겨진다
그들의 눈썹이
한 번 들리면 걸작
내려오면
종이 낭비다
나는 그 싸움 밖의
도토리다
줄 세우는 숲을 비웃으며
사실은 밤마다
키 재기를 꿈꾼다
정작 손은 봉투를 꽉 쥐고 있다
생각과 달리
발은 우체국을 향한다
소인이 찍히는 순간
억압으로부터 벗어난다
체육대회에
입장조차 못 할 선수
그래도 몰래
선수명단을 확인한다
12월
달랑 한 장
속력을 늦추고 있다
1월 1일
발등을 찍힌다
그래도 또
1등의 뒤퉁수를 보며
말도 안 되는 희망을 다시 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