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나이 듦

by 고매헌 한유경

그냥 가면 좋겠다 /한유경


이가 빠지고
정수리에 눈이 내렸다

살갗은 탄력을 잃고
주름살의 깊이에 그림자가 지고

폭 베인 팔자 주름에 사람인자가 새겨진다
종아리는 새다리가 되어 지팡이가 친구가 된 지 이미 오래전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항상 앞으로
운동장 한 바퀴를 돈다

가물거리는 기억 속의 이름들이
하나하나 지워진다

오늘의 해도
내일의 노을도 여지없이 뜨고 진다

멀리 유성우가 떨어진다
긴긴 동지섣달 그리운 이름 하나 소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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