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사이에서는 정이 든다
나는 아이들과 살고 있다
기숙학교만큼 이 말이 딱 맞는 곳이 있을까?
우리는 같이 살고 있다.
며칠을 아침 8시에 출근해서 10시 넘어 퇴근하다보면,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 되고 아이들은 내 룸메이트인 것 같다.
내 작은 집은 조금 나은 기숙사일 뿐, 나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고등학생의 생활을 하게 된다.
같이 사는 사이에서는
정이 든다
사랑-.
학생들을 사랑한다고 오래 생각해왔다.
특히 2020년부터 황금돼지들과 함께하면서.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같은 감정은 분명 사랑일 거라고
느껴왔고-,
때로 사랑은 깨달음이었다
반짝, 하고-
알 수 있었다
내가 학생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감사한 일이다
사랑할 수 있음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음은.
사랑하는 내가 좋았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로 왔는데,
말그대로 아이들과 살게 됐다. 잠만 따로 자는 느낌. 때로는 워라밸이란 건 파괴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워=라 밸로 살고 있다.
일이 삶이고 삶의 행복의 밸런스를 맞추며 사는 거다.
2주차 이모저모
3월 2주차에는
#응급실 동행
목요일 밤 9시 반에 아이가 체한 것 같다고 응급실을 가겠다고 해서 데리고 갔다. 부모님께서 오실 수 없는 상황이라서 보호자로 있었고 다행히 아이는 크게 이상이 없었다. 12시쯤 아이를 기숙사로 들여보내고 나도 귀가했다.
다음날인 금요일, 아이의 표정이 좋았다. 오늘은 음식을 조심히 가려 먹으라고 했는데 오후에 아이스크림을 교실에서 먹다가 걸렸다. 혼을 좀 내면서도, "그래 네가 살아나서 다행이다. 그냥 쌩쌩하게 개구쟁이처럼 놀아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미혼이고 아이들과 15살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왠지 아들같다.
#동아리 시작
금요일에는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정말 기특했다. 우리 아이들이 2학년이 돼서 후배를 받았다....!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쁜이들. 앞으로 잘 하리라고 믿는다.
#하츄핑 몽쉘 선물
은사님께서 나의 생일에 하츄핑 몽쉘을 보내주셨다. 은사님께서는 종종 아이들과 먹으라고 아이스크림이나 간식을 보내주신다. 밤양갱 노래가 유행할 땐 밤양갱을, 또 두바이 초콜릿을...! 이번엔 몽쉘이었다. 잘 받아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먹었다. 감사하다. 나도 누군가 내 제자가 교사가 된다면 이런 사랑을 베풀어보고 싶다.
사랑이 가득한 학교이고 싶다.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