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올 줄 알고 있었어,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오늘은 꽃미남 록커 이야기 세 번째 시간입니다. 먼저 사진부터 보고 갈게요.
짠! 오늘의 주인공 브렛 마이클스와 포이즌입니다. 왼쪽부터 바비 달(베이스)- C.C. 드 빌(기타)- 브렛 마이클스(보컬)- 리키 로켓(드럼)입니다. 보시다시피 외모들이 상당하죠?
특히 보컬 브렛 마이클스는 웬만한 여자들 뺨치는 미모로 수많은 얼빠들을 양산하며, LA메탈의 전성기 시절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습니다. 비록 비평적으로는 대체로 논외였고, 심지어 음악을 좀 듣는다는 사람들에게도 포이즌이 팝이지 무슨 메탈이냐며 까이기도 했었죠.
그러나 그 시절 좋아하던 밴드들 태반이 어느새 근황도 모르게 된 지금,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오리지널 멤버 그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모습입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단 느낌이군요)
포이즌의 시작은 1979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펜실베이니아의 흔한 스쿨 개러지 밴드로 시작한 브렛 마이클스와 리키 로켓이 처음으로 의기투합한 때였죠. 후에 기타리스트 맷 스미스와 베이스 바비 달이 합류하면서 '파리(PARIS)'로 이름을 정하고 점점 지역에서 인지도를 쌓아갔는데요.
어느 정도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뮤지션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큰 무대, 서부에 자리한 천사의 도시로 옮기기로 했고 이름을 포이즌으로 바꾸고 활동을 시작합니다.
당시 집도 연고도 없는 곳에서 밴드는 모진 밑바닥 생활을 감내해야 했는데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라면만 먹고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합니다. 그만큼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다는 의미였겠죠.
차츰 작은 클럽 공연 등으로 이름을 알려가던 포이즌은, 할리우드의 유명 클럽인 '트루바두르'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할 기회를 얻었지만, 곧 아빠가 될 맷 스미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집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나머지 셋은 새 멤버를 뽑기 위해서 기타리스트 오디션을 열게 됩니다.
이때 마지막까지 남은 세 후보자들의 면면이 화려했는데요. 나중에 건즈 앤 로지스에 합류하여 이름을 떨치는 슬래시, 에어로스미스를 나와서 자신의 밴드를 조직한 조 페리 밴드에 몸 담았던 스티브 실바, 그리고 뉴욕 출신의 C.C 드 빌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일화라 그런지 이런 자료도 있군요)
우리들의 예상과는 달리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C.C가 결과적으로 멤버들의 환심을 사게 되어 밴드에 합류하였고, 진정한 포이즌이 이때 탄생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슬래시가 과연 포이즌에 합류했다면 어땠을지에 대해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만, 정작 그는 오디션 결과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건즈 앤 로지스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쌓게 되었으므로, 모두에게 잘된 일이었다 해야겠군요. 밴드는 결국 1986년, 이니그마 레코드에서 역사적인 첫 앨범을 발매합니다.
(80년대 디자인 센스임을 감안해도 참...)
1986년 8월에 발매된 이 앨범은, 처음에는 별로 반응이 없었지만 두 번째 싱글 'talk dirty to me'가 인기를 얻으면서(빌보드 싱글차트 9위)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 전 세계적으로 4백만 장의 판매량을 거두며 성공하게 됩니다.
(그들의 첫 와이드 히트곡입니다)
위에 소개한 앨범 쟈켓은 머틀리 크루의 'shout at the devil''의 마이너한 패러디였다고 하네요.
(... 비슷하긴 하군요)
데뷔앨범의 성공으로 보다 안정적인 앨범 작업에 들어간 밴드는, 1988년 두 번째 앨범 'open up and say... ahh!'를 발매합니다.
(사진은 그렇다 치고 제목이 참... 치과도 아니고...)
유명 프로듀서 톰 워맨과 함께 작업한 포이즌은 이번 앨범에서 첫 빌보드 넘버원 싱글을 배출했으며, 앨범 차트에서는 2위를 찍는 기염을 토합니다. 판매량은 미국에서만 5백만 장을 넘어섰으며, 전 세계적으로 8백만 카피를 판매했습니다.
이런 상업적 성공과 함께 수많은 팬들을 양산해 냈죠.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을 소개합니다.
네 곡의 히트 싱글을 배출한 성공적인 앨범 'open up and say... ahh!' 이후에, 여기저기 들러붙은 파리떼들과 소송을 거치면서 밴드는 조금 더 성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온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자!'란 모토 아래, 새로운 앨범을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죠.
1990년 6월, 포이즌의 세 번째 앨범이 발매됩니다.
(이 커버 사진은 잉크가 번져서 피처럼 보인다는 말이 많아서, 대체 커버로 발매되기도 합니다)
(이게 수정본)
세 번째 앨범에서 밴드는 여러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요. 그런 시도들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면서 빌보드 앨범 차트의 2위까지 올랐으며, 전 세계적으로 7백만 장을 판매하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헤어메탈, 혹은 글램 메탈 밴드로 불리던 그들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죠.
이 앨범에 실린 곡 중에 'something to believe in'이란 곡은, 앨범 발매 전에 사망한 그들의 절친한 보안 요원, 제임스 마노에게 헌정하는 곡입니다.
https://youtu.be/G5 uamDMoW4 o
(한결 성숙한 그들의 사운드가 느껴집니다)
1990년 도닝턴에서 개최된 몬스터즈 오브 락 공연에 참가했으며, 밴드는 2년에 가까운 오랜 투어를 치르면서 멤버들끼리의 갈등이 깊어집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쳐서 약에 빠지기도 했죠. 특히 C.C의 중독은 상당히 깊었고 정상적인 연주가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밴드는 C.C와의 작별을 결정하게 되고, 그간의 투어는 'Swallow This Live' 앨범에 담깁니다. 몇 곡의 신곡과 함께 말이죠.
1991년 밴드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행사의 백스테이지에서 C.C와 브렛은 주먹다짐을 벌일 정도였으니, C.C와의 작별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네요. 그의 빈자리는 멤버들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 출신 기타리스트, 리치 코젠으로 대체됩니다.
리치 코젠은 포이즌 합류 이전에도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었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였습니다. 만 18세의 나이인 1990년, 솔로 앨범으로 데뷔하자마자 록계가 술렁거릴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기타 연주와 보컬까지 상당한 능력자였죠.
게다가 얼굴도 잘생겨서 엄친아 소리를 들을만한 인재였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닌 것이, 집안까지 잘 사는 금수저 출신(...)입니다. 정말 엄친아 맞네요.
새 기타리스트를 맞아들인 밴드는, 제가 처음으로 4집을 들었을 때 과연 같은 밴드가 맞나 싶을 만큼 사운드에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리치 코젠의 송라이팅과 연주가 그 변화의 중심이었는데요. 지금껏 파티 음악에 가까웠던 포이즌이, 블루스 록에 가까운 밴드로 탈바꿈한 계기가 됩니다.
(표지부터가 이전 앨범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친숙한 밴드 로고가 아니었더라면 몰라볼 뻔)
앨범을 들어보면 포이즌의 오랜 팬들은 당혹스러울 정도인데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끼는 앨범이지만, 상업적으로는 이전 앨범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비록 플래티늄은 달성했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었죠.
게다가 아직 한참 어린 나이였던 리치 코젠은 대형사고를 치게 되는데요. 드러머 리키 로켓의 약혼녀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것이 나중에 들통나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밴드는 리치를 해고했고, 리치는 '포이즌에 있는 동안 난 내가 뮤지션인걸 잊고 있었다'라고 응수했으며, 졸지에 호구가 된 리키는 '이제 밴드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때' 라며 그간의 활동이 별로 자신들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이었음을 실토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의 곡들은 굉장히 매력적인 것이 함정)
(안타깝지만 C.C가 이런 기타 연주를 들려줄 거라곤 기대가 되지 않는군요)
대체할 기타리스트로 블루스 사라세노를 받아들인 밴드는, 남미에서의 16만 5천 명을 동원한 리우, 상파울루의 공연을 포함한 세계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리고 다음 앨범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포이즌의 새 앨범은 리코딩 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브렛 마이클스가 자신의 페라리를 몰고 가다가 큰 사고에 휩싸였는데요. 코, 입, 턱을 포함한 안면부와 이빨 4개, 그리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밴드와 레코드사는 계획을 수정하여, 신곡 두곡을 포함한 베스트 앨범을 내기로 결정했고 1996년 첫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었는데요. 4집에서 밴드의 방향에 당혹스러워했던 팬들에게도 많이 사랑받아서, 더블 플래티늄을 기록합니다.
(당시의 사고 차량입니다. 그 정도 부상으로 살아난 것이 다행이군요)
이런 큰 사고를 겪은 후 인간적으로 더 성장한 브렛 마이클스와 그간 밴드를 그리워했던 C.C는 자신들의 차이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결국 C.C는 포이즌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안녕 블루스, 당신의 체크무늬 기타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나 밴드의 악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요. 브렛과 파멜라 앤더슨의 살색 비디오를 밴드의 측근이 팔아넘겼고, 삽시간에 퍼지게 됩니다. (머틀리 크루의 타미 리보다 이쪽이 먼저입니다. 하아...)
결국 재판에서 승소한 포이즌 측에서 비디오 배포를 금지하는 연방 명령을 받아내지만, 이미 유출된 것은 어쩔 수 없었죠(...)
다사다난했던 몇 년간의 방황을 뒤로하고, 오리지널 멤버로 1999년 새로운 투어에 나서게 되는데요. 공연장 여러 곳에서 C.C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친 밴드는, 이제 멤버들 각각의 자연스러운 개인 활동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발매된 새 앨범)
다만 그전에 크랙 어 스마일 앨범의 음원 일부가 유출되었고, 팬들이 앨범 발매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자 원래 음반에 몇 개의 보너스 트랙을 더해서 발매하게 됩니다. 15곡의 스튜디오 곡들과 5곡의 라이브 트랙을 포함한 꽤 볼륨 있는 앨범이었는데요. 블루스 사라세노의 연주가 기막히게 밴드에 녹아들어서, 혹자는 이 앨범을 그들의 최고작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지금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죠.
(블루스 사라세노의 맛깔난 연주가 일품인 곡입니다)
드디어 원년 라인업으로 여섯 번째 앨범을 내기 전, 맛보기 형식으로 싱글 'rockstar'를 발매한 포이즌은, 워런트와 함께 새로운 투어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2002년 5월, 대망의 6집 "hollyweird"를 발표합니다.
그러나 평단은 언제나 그랬듯이 차가웠지만, 밴드 멤버들은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실제로 이 앨범 이후의 포이즌은 개인 활동과 밴드로써의 투어를 병행하는 모습의 반복입니다. 그 와중에 가끔 사고도 쳐주고 말이죠(...)
(언제나처럼의 포이즌 사운드로 돌아간 앨범입니다. 광팬이 아니라면 굳이...)
이 앨범은 그들이 항상 해오던 것의 자기 복제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골수팬들에겐 항상 먹히는 스타일이죠.
https://youtu.be/aW6 jkek1 EB4
(첫 싱글, 록스타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지루할 정도죠)
밴드는 이후에도 멤버들의 개인 활동에 치중하면서, 투어를 위해서 다시 뭉치는 방식으로 활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오래 붙어 다닐 때의 좋지 않은 기억에, 서로의 활동에 전념하다가 필요하면 다시 모이는 것이 밴드를 위해서 더 나은 선택이라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밴드가 남긴 대표작들입니다. 물론 저 앨범들을 모두 찾아 들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음악적으로는 큰 족적을 남긴 밴드가 아닐지 모르지만, 25년을 넘어 30년이 넘도록 그들의 활동은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밴드의 프런트맨인 브렛 마이클스는 당뇨병이 있음에도 불구, 나이가 들 수록 몸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얼마만큼의 관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불규칙하기 마련인 뮤지션이면서도 그런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의 노력에도 있겠지만 그만큼 작업 환경이 현대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의미로도 이해됩니다.(하긴 수천만장의 앨범을 판매한 포이즌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https://youtu.be/j2 r2 nDhTzO4
(마지막으로, 그들의 최고 히트곡 뮤비입니다)
한때 짙은 화장에 요란한 연주로 여기저기 까이기 바빴던 포이즌은, 상업적인 성공과 함께 30년이 넘도록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밴드가 되었습니다. 앨범 판매량은 예전에 절대 미치지 못하지만, 워낙 록의 저변 인구가 많은 미국이기에 공연 수익이 엄청나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도 좀 더 양질의 공연들이 많이 열려서, 대중들에게 더 가까운 문화로 보급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포이즌 형님들, 내한공연도 한번 와 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으로는 머틀리 크루 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아마도 밴드 쌈박질 이야기만 반 이상일지도...)
(딱 봐놨어, 거기 딱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