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꽃미남 록커 이야기(5): 머틀리 크루 上

록/메탈 음악 사상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밴드

by 동물의삽

일단 전성기 때 형님들 사진 한 장 보고 들어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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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서는 우리 믹 마스 형님이 굉장히 메이크업 빨을 잘 받으셨는데요. 진한 화장에 과장된 패션으로 초기엔 거의 글램록 밴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긴 머틀리 크루는 그 시작부터 현재까지 이미지가 아주 일관되기로 유명하죠. 바로 sex&drugs, rock n' roll로 말입니다. 머틀리 크루의 뒤만 쫓아다녀도 가십기사는 매달 빵빵하게 채울 수 있었죠. 실제로 다른 멤버들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비디오 파문, 폭행 등등 사고가 끊이질 않았고, 빈스 닐의 경우는 요즘 같았음 매장되었을만한 망나니짓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하고 위험한 메이크업 뒤에는, 험난한 바닥 생활을 거친 네 명의 진짜 '프로 뮤지션'들이 있었습니다. 척추 질환으로 고통받는 기타리스트, 험난한 유년기를 딛고 곡을 쓰는 베이시스트, 그리고 천부적인 리듬 감각을 가진 드러머.


이번 편에서는 머틀리 크루라는 위험하고 매력적인 밴드를 구축한 네 명의 기둥, 그들의 개인적인 서사와 음악적 뿌리를 파헤쳐보겠습니다. 이들의 삶 자체가 곧 그들의 음악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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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최근 사진인데요. 믹 형님의 키가 너무 작아 보이는 이유는, 지병인 척추 질환으로 키가 3인치나 줄어버려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직도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는 니키 식스와 토미 리에 비해, 빈스 닐은 밀리언 달러맨이 되어버렸습니다(...) 믹 마스 형님은 1955년생이 아니라 1951년생임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낼모레 70의 고령이시니 이제 화장으로도 나이를 감출 수는 없군요.



I. 멤버들 소개(나이순입니다)


Mick Mars(Guitar, 1951~ )

인디애나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난 믹 마스는, 여덟 살 때까지 유년기를 조용한 곳에서 보냈습니다. 아홉 살이 되기 전에 가족이 캘리포니아의 가든 그로브로 이주하면서, 조금씩 음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는데요.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연주자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거의 10년을 거친 바닥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험을 통해 이름을 본명인 로버트 딜에서 믹 마스로 바꾸고, 성격도 많이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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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틀리 크루에 가입하기 전 믹 형님의 모습입니다. 사진 속에서 찾아보세요)


그리고 머리를 지금도 고수하고 있는 제트블랙으로 염색하고, LA의 지역 신문에 자신에 대한 광고를 내게 됩니다. "시끄럽고 거칠고 공격적인 기타리스트가 막 나가는 밴드 구함"이라는 문구를 강조했다는군요.


합심하여 밴드 멤버를 구하던 니키와 토미의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머틀리 크루의 기타리스트가 되는데요. 믹 형님을 보고 폭소를 터트렸다는 토미 리와는 달리, 그의 연주를 들은 니키 식스는 완전히 반해버렸고 결국 니키의 끈질긴 주장 끝에 멤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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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어땠길래 토미 리가 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이에 비해 그다지 변하지 않은 모습이네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조용한 성격이었던 믹 형님은, 무대 매너나 연주도 그의 성격처럼 그리 튀지 않으면서도 할 건 다 하는 알짜배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과소평가된 기타리스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의 허허실실 연주는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원숙함이 특징입니다.


https://youtu.be/dSuKt_EOWsk


(인트로부터 보틀넥 연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 믹 형님의 기타에 주목해 주세요)


1990년 싱글 커트되어 빌보드 8위까지 올라간 밴드의 히트곡이며, 파워 발라드입니다. 믹 형님의 연주가 가장 빛을 발하는 곡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어 따로 올립니다.



Nikki Sixx(Bass, 1958~)

프랭크 칼튼 세라피노 페나라 주니어(... 길군요)는 1958년 12월 11일 캘리포니아의 산 호세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아버지는 이탈리아계인데요. 그가 어렸을 때 가족을 버렸고, 싱글맘이 된 어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조부모에게 맡겨집니다.


이후로도 몇 번을 어머니와 조부모의 품을 번갈아가며 자랐는데요. 자연스레 록음악에 깊이 빠져들었고, 딥 퍼플이나 비틀스, 롤링 스톤즈를 시작으로 엘튼 존, 퀸, 블랙 사바스에 빠져들었으며, 좀 더 나이가 들어서는 t-rex와 데이비드 보위, 슬레이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안 해본 일이 없는 니키는 그의 첫 베이스 기타를 훔친 기타를 판 돈으로 마련했으며, 록 스타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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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생활에 막 뛰어든 어린 시절과 2015년의 모습)


실력이 알려지게 되면서 블래키 로우리스(WASP로 유명한)의 밴드인 시스터에 합류했는데요. 정규멤버가 아니었기 때문에 곧 잘리게 됩니다. 그때 같이 밴드를 나온 리지 그레이와 함께 밴드 런던을 결성하는데요. 그때 이름을 니키 식스로 완전히 바꿉니다.


여러 밴드를 거치면서 니키와 안면을 트게 된 사람들은 블래키 로우리스 외에도 훗날 건즈 앤 로지스를 만든 이지 스트래들린, 신데렐라에 몸담았던 드러머 프레드 카레 등이 있습니다. 이후 토미 리와 새 밴드를 결성하기로 하고 믹 마스를 오디션으로 영입하면서 머틀리 크루를 만드는데 기둥 역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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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과 현재의 모습)


자신의 악기로 깁슨 썬더버드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90년대에는 12현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었죠. 과장된 분장과 헤어스타일, 패션 때문에 다소 평가절하당하는 면이 있지만, 니키 식스 역시 탄탄한 베이시스트입니다. 적어도 머틀리 크루가 연주력으로 까이는 일은 거의 없었죠.


특히 토미 리와 함께 하는 리듬 파트는 록계에서도 무시받지 않는 조합입니다. 그리고 리더이자 머틀리 크루의 대부분 히트곡의 작곡가가 바로 니키 식스입니다.


https://youtu.be/1vDzxt4B5mc

(인트로의 멜로딕 한 베이스 라인에 주목해서 들어보세요)


위에 소개한 위다웃 유에 이른 네 번째로 싱글 커트된 곡이며 빌보드에서 19위까지 올라간 히트 발라드입니다. 니키 식스가 어느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었다는데요. 아쉽게도 무슨 영화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네요. 밴드 멤버들이 좋아하는 곡으로도 유명합니다.



Vince Neil (Vocals, 1961~)

1961년 2월 8일, 캘리포니아의 할리우드에서 빈센트 닐 와튼이 태어났습니다.(본명으로 활동한 셈이죠) 멕시코계의 어머니와 미국 원주민계의 아버지를 부모로 두었으며, 원래 금발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소년답게 서핑과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았다는군요. 스포츠를 즐기는 금발 미소년이다 보니 이미 고교시절부터 주변에 여학생들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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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초기에는 상당한 미모를 자랑했던 빈스 형님)


빈스와 토미는 고교 동창이자 친구였는데요. 1979년 이미 밴드 'Rock Candy'에서 활동하고 있던 빈스는, 머틀리 크루에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락캔디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었답니다.


그러나 밴드 멤버들을 소개받고 같이 어울리게 되면서 홀라당 넘어가버리고 말았죠. 그래서 밴드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보컬이자 얼굴마담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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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닐의 변천사입니다. 계속 무럭무럭 자라나네요)


이후 다섯 개의 엄청난 앨범들을 함께 했고, 밴드의 첫 베스트 앨범인 'Decade of Decadence'(이들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앨범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발매까지 멤버로서 활동했습니다.


과거형 문장인 이유는 1992년에 밴드와 빈스 닐은 결별했기 때문이죠. 결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한 솔로 앨범 "exposed"가 제법 히트하면서, 밴 헤일런의 오프닝으로 투어를 다니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https://youtu.be/7lNrCgF5qXU

(솔로시절 히트곡입니다. 영화팬들에게는 '원시 틴에이저'의 삽입곡으로 유명하죠)


빈스 닐은 비록 사고뭉치로 유명하지만, 음악적으로는 계속 내놓는 앨범마다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보컬리스트입니다. 초기의 한정된 음역대와 코맹맹이 소리는 많이 나아졌으며, 특히 머틀리 크루의 정점인 닥터 필굿 앨범에 와서는 상당한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라이브마다 편차가 심한 것도 사실이고 음악 외적으로 저지른 악행이 만만치 않기에 도저히 감싸줄 순 없지만 말이죠.



Tommy Lee(Drums, 1962~)

토마스 리 베이스는 1962년 10월 3일에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미군 상사였고, 어머니는 미스 그리스 출신으로 1960년 미스 월드에 참가했었다는군요. 토미의 훤칠한 인물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그가 태어난 이듬해에 토미의 가족은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토미는 불과 네 살 때에 첫 드럼세트를 선물 받았다는군요. (드러머 영재교육을 받은 셈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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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과 현재의 모습입니다.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군요)


고등학교를 빠져나가서 밴드 생활을 시작한 토미는, 캘리포니아 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셋 스트립을 거점으로 경력을 쌓아나갑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suite 19 시절에 니키 식스를 만나서 의기투합하는데요. 이어서 믹 마스를 영입하고 고교 동창인 빈스 닐을 부지런히 꾀어내서 결국 머틀리 크루를 결성하게 됩니다.


참고로 토미의 별명은 T-bone인데요. 190에 달하는 키와 튼튼한 골격 덕분에 얻은 별명이라네요. (그의 여동생도 드러머이며, 스콜피온스의 드러머로 유명한 제임스 코탁과 결혼했습니다)


https://youtu.be/7ub6gCVVYgo

(그의 유명한 드럼 솔로 영상입니다. 공중부양 드럼 연주는 그의 전매특허죠)


머틀리 크루의 멤버들 중에서 연주자로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비록 요란한 퍼포먼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머틀리 크루의 곡들을 들어보면 상당히 밴드 지향적인 드러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월한 길이(?) 덕에 드러밍이 굉장히 호쾌해 보이며, 하이 테크닉보다는 정박에 충실한 정통 드러머에 가깝습니다. 타마나 소노를 애용했던 초중기와 달리 지금은 완전히 펄 드럼에 정착한 것으로 보이네요.



빈스 닐과는 1997년 5년만에 재결합횄으며, 앨범을 내지만 음악적으로는 상당한 혹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토미 리가 탈퇴했다가 재결합 하는 등 부침을 겪다, 2001년에 자서전 <더 더트>를 출간하는데요. 자신들의 치부까지 고스란히 드러낸 솔직한 기록으로 상당한 화제가 되었고, 나중에는 넷플릭스에서 이 자서전을 토대로 전기 영화까지 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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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록 팬들을 중심으로 화제가 된 영화죠)


밴드는 2008년에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하고, 은퇴를 시사하며 2014~-2015년을 공식 은퇴 투어로 명명하고 긴 음악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는데요.


인생이란 알수 없는 것인지, 그들의 전기영화가 화제가 되면서 밴드의 곡이 차트를 역주행하는 현상까지 벌어졌고, 결국 머틀리 크루는 은퇴를 번복하고 왕성한 투어를 다니며 활동을 지속했는데요. 현재는 지병과 노화로 인해 큰형님 믹 마스가 은퇴했고, 새 기타리스트를 영입하여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신들의 자서전과 전기 영화로, 'Sex & Drugs, Rock n' Roll' 이라는 파멸적인 브랜드를 '수익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탈바꿈한 셈입니다. 오히려 과거의 영광을 통해 더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중이죠.



하지만 이 시스템의 기저에는, 냉정한 비평가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음악적 재능'이 깔려 있다는 점은 결코 무시할수 없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올 '20세기 꽃미남 록커 이야기: 머틀리 크루 (下)' 에서는, 이들의 광기가 폭발했던 주요 앨범들을 중심으로, 왜 이들이 겉모습과는 다르게 가장 과소평가된 밴드 연주력을 가졌는지 자새히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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