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10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는 주절주절 말을 이어나갔다.
면접이 끝난 직후, '아, 망했다.'
아이들이 쓰는 말 중에 하나가 "망했다."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망했다고 표현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나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소감을 그렇게 표현했다. 면접을 잘 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과는 기다려봤다.
교사로 정년퇴직을 하신 이모가 멀리서 부터 오셔서 면접 준비를 잠깐이나마 도와주셨는데, 그때의 실력을 뽐내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쉽고 속상했다.
어제, 최종발표가 있는 날. 합격자에게만 공문이 간다는 메시지는 이미 나에게 불합격을 알리는 신호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공문은 오지 않았고 나는 떨어졌다. 10월 말부터 준비했던 일이 한순간에 끝나버린 상실감과 허탈함이 밀려오면서. 어제부터 '나는 괜찮다,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그러는 것이다.'라고 위로했지만 사실은 속상한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던 것이었는지.
오늘 아침 학교 갈 준비를 하면서 문득 돌아가신 아빠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나면서 울컥 눈물이 나왔다.
아빠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하던 나였는데, 지금은 아빠 품에 안겨서 위로를 받고 싶었다. 나오는 눈물을 얼른 다른 생각으로 집어넣고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어폰을 꽂아, 슬픈 노래를 들었다.
눈물이 나진 않았지만 기운이 없어서 평소와 달리 터덜터덜 걸으며 학교로 갔다.
아침 조회시간에는 다시 텐션을 올렸다.
교실문을 열고 인사를 하고, 오늘 일정을 이야기해 주고 아이들에게 농담도 하고,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럴 때는 바쁜 게 낫지 싶다.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그런 걸 거야. 그렇게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