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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선생 Feb 26. 2021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



마선생 유튜브 채널 https://bit.ly/2KlQGI4


오늘의 주제는

여자들이 은근히 신경을 많이 쓰는 문제입니다.


<남자는 첫사랑을 정말 잊지 못할까?>


예전에 수지가 국민 첫사랑으로 나오는 <건축학개론>이란 영화가 있었죠.

그때 한창 이런 말이 돌았습니다.


'절대 저 영화는 연인끼리 보러 가면 안 된다.

수지가 예뻐서도 아니고 이제훈이 매력적으로 나와서도 아니다.


그 영화를 보고 나온 남자들이 반쯤 넋이 나가는데...

당최 같이 있는 여친한테 집중을 못한다.

 

이 오빠가 오늘 몸이 좀 안 좋나 싶어서? 집에 일찍 돌려보냈는데

알고 봤더니 이 자식이 그날 밤 자기 첫사랑한테 연락을 했다더라...'


“자니?”


근데 과연 남자는 정말 첫사랑을 못 잊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여자분들이 혹시나?

내 남친이 첫사랑 여자에게 돌아가면 어쩌지? 라고

의심하고 걱정하는 게 다 에너지 낭비, 감정 낭비라는 거죠.

그 이유를 하나씩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첫사랑은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다.


<건축학개론> 처럼, 첫사랑을 다룬 영화들이 참 아름답죠?

음악도 적당히 깔아주고 수지처럼 예쁜 연예인이 꼭 첫사랑으로 나오니깐.

예전에 <TV는 사랑을 싣고> 이런 것만 해도 마찬가지예요.

시청률이 언제 제일 잘 나옵니까?

초등학교 은사님, 옆집 언니 백날 찾아봐야 별 감흥이 없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일단 첫사랑 찾아야 돼.

없다 그래도 작가들이 어떻게든 쥐어짭니다.


그걸 보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거든요.

일상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마음의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이게 마치 알딸딸하게 딱 기분 좋게 술에 취한 거 마냥 나쁘지 않거든요?

그러니깐 더 취하고 싶죠?


근데 이런 감정에 더 빠져들려면 혼자서는 몰입이 잘 안됩니다..

총을 쏠 때도 뭐 앞에 나무줄기라도 있어야 맞추는 재미가 있잖아요?

 

배우들도 상대 배우가 앞에 가만히 서 있기 라도 해줘야 뭔가 몰입이 되죠?

똑같은 거예요.

그 시절 짝사랑이든 뭐든 일단 얼굴 아는 여자 한 명 구해서

기억 속으로 억지로 끌고 들어오는 거예요.


이게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온

남자들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여자들도 중고딩때 학교 쌤 좋아하죠?

근데 한번 지나고 생각해봐요?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어림없죠?

'아니 그 아저씨 유부남을 내가 왜?'

똑같습니다. 여고생 때 그 주체 못 하는 감수성을 그대로 학교 쌤한테 대상화시킨 거죠.

이게 여고일수록 더 심합니다. 뭔가 감수성은 넘쳐나는데 주변에 적당한 타겟이 없는 거죠.


두 번째, 남자가 그리워하는 건 첫사랑 상대인 여자가 아닙니다.

그 시절, 세상 때를 타기 전에 순수하고 깨끗했던 '자기 자신'이죠.


남자가 나이 들어서 졸업도 하고 취업해서 돈벌이를 하면서부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사회라는 곳에 물 들어가죠.

돈에 집착하고 그걸 위해 아부도 적당히 하고 불의를 봐도 모른 척해보고.


“아 완전 체질이다!”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그 쩌든 모습을 스스로도 싫어합니다.

어렸을 때 X새끼라고 생각했던 놈이 어느새 내가 되어버린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이 제일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

'대학교 1학년 때 엠티 가서 먹던 새우깡이 제일 맛있는 소주 안주다.'

 

근데 그 추억놀이를 혼자 할 수는 없잖아요?

같이 맞장구를 쳐 줄 사람이 필요하겠죠?

순수했던 시절의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 그게 첫사랑인 거지.


“아 그때 우리 둘 다 참 어렸었는데…그치?”

“그때 참 내가 진짜 뭘 잘 몰라서….”


이런 추억팔이를 술자리에서 동성 친구들이랑 하게 되면 좀 장르가 달라지죠.

그냥 “에이 븅X아” “아 이 새끼 그때 X나 웃겼는데”  

동성 친구들끼리 얘기하는 추억은 학원물, 코미디 쪽이라면?

첫사랑과 만나서 하는 얘기는 청춘 멜로가 됩니다.


세 번째, 모든 사람은 과거를 미화시키기 마련입니다.


슬프고 힘들었던 추억은 살포시 뭉개 버리고,

재밌고 행복했던 기억에는 유독 더 뽀샤시 효과를 줍니다.

추억 보정이라고 하잖아요? 이게 심리학적으로 일종의 방어기제입니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때가 참 좋았는데’


좋긴 뭐가 좋아. 잘 생각해봐요.

아침 7시부터 학교 가서 밤 10시까지 쳐 박혀 있지. 끝나고 바로 학원 가야지.

이게 대체 뭐가 좋았다는 겁니까? 미성년 자니깐 하지 말라는 건 또 좀 많냐고?

  

그런 말 하는 사람들 과거로 돌려놓고 일주일만 살아 보라고 하세요.

당장 현재로 돌아와서 치맥 하고 싶어 죽겠다고 난리 칠 걸요?


첫사랑도 마찬가지예요.

짝사랑이어서 그 여자는 내 존재조차 몰라요.

그런데도 혼자 드라마 쓰고 영화 찍고 난리도 아니었을 겁니다.


설사 사귀었더라도 둘 다 미숙하니깐

그게 사랑인 줄 알고 괜히 튕기고 집착하고 헤어지고 나서도

찌질하게 전화해서 '손목 긋네 마네' 이상한 말 진짜 많이 했을 거라고.


결론 지어 보겠습니다

아직도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라는 말을 믿습니까?


그러면 내가 정확하게 이 말과 상반되는 이야기를 해볼 게요.


‘남자의 이상형은 첫사랑일까? 아니면 예쁜 여자? 귀여운 여자? 섹시한 여자?’




‘아니. 오늘 처음 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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