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보 Oct 02. 2021

Not Yet | Story #18. 스냅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사랑의 향기들.


Not Yet | Story #18. 스냅사진을 찍으며 느끼는 사랑의 향기



  이야기


  열 여덟


  


스냅사진을 찍는 우리,


자랑 좀 해도 될까요?


-   



우리는 스냅사진을 찍는다.



보통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포즈를 잡고, ‘하나, 둘, 셋’하고 찍는 것이 보통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 곳에서 사람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꾸밈없이 사진에 담아낸다. 



▲ 사진을 찍는 사뭇 진지한 RYU! *_*



그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우선 우리가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어도 그저 편하게 바르셀로나를 느낄 수 있게끔


그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찍는 시간이랑은 별도로, 편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사진을 찍을 때도 부담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그들과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 30분, 1시간, 2시간... 지나다보면


어느 순간 그들의 진짜 ‘표정’이 얼굴에 자연스럽게 어리게 된다.




특히나 우리는 커플 분들의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들의 사진을 찍을 때는 항상 즐겁다.


긴 시간동안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에너지를 얻고 촬영을 마무리하곤 한다.



왜 그럴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약 700장 가량의 찍은 사진들을 하나씩 찬찬히 훑어보았다.


보는 동안 참 신기하게도, 찍을 때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모습들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찍을 때는 신나하는 여자 분의 모습만 보였는데, 


사진으로 볼 땐 그런 여자 분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분의 흐뭇한 표정이 보였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정말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말 유쾌하고, 귀여우셨던 부부님! :D 기분 좋은 촬영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단순히 ‘사진’을 찍는 일, 그 이상이구나.


그들의 사랑을 사진작가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구나.


그 사랑을 우리는 목격하고, 그 사랑을 함께 느끼고 있구나. 



그래서 사진을 몇 번씩 돌려보았다. 


사진을 보면서 연인, 그리고 연인을 넘어 부부가 된 그들의 사랑이 부러워졌다.


물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테고, 마냥 좋은 일만 있진 않을테지만


적어도 우리가 본 그들의 모습 속에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기에, 참 부러웠다. 


참 예쁘게 살아간다...! 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타는 하윤, 현우! :D 



 강아지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KIM ^_^



사진을 찍는 동안,


사진을 찍는 우리도, 사진을 찍히는 그들도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그들의 모습을 3시간 넘게 카메라를 들고 자세히 기록하는 과정은, 


정말 사진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굉장한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요즘의 나날들이 좋다. (더 찍고 싶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독특한 사랑의 향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스냅사진 찍는 요즘의 나날’을 자랑할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Not Yet | Story #18. 스냅사진을 찍으며 느끼는 사랑의 향기




매거진의 이전글 Not Yet | Story #17. 바르셀로나 근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