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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 Sep 15. 2021

Notyet | Story #1. 우리는 왜, 여행을

3명의 청년들, 떠나는 이유

Notyet | Story #1. 우리는 왜, 여행을 가는걸까.



질문 

하나 



우리들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유럽으로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근데 우리는 왜, 여행을 가는걸까?

각자 여행을 가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CHOI | 





# 세계여행, 장기 여행


위시리스트나 버킷 리스트 따위의 것들을 적을 때면, 세계 여행과 같은 것들이 항상 처음에 생각났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 나라를 벗어나서, 나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에서 관계를 맺어나가는 그런 삶을 경험해보고 싶어했었다. 이번에 떠나는 여행이 세계 여행은 아니지만, 어쩌면 세계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달팽이 마냥 배낭 하나에 나의 모든 짐을 담고 세계를 내 두발로 걸어다녀보고 싶다.


# 함께가면 즐거우니까, 재미있으니까 :-) 


# 그럼에도 불구하고, nevertheless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 한 6월 달 이후, 우리가 뜻한 대로 된 것도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유럽에 있는 시간에서도 견디기 힘든 순간이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 있는 기간 내내 항상 즐거우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내가 낯선 곳으로 떠나온 이유, 이번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것들을 성취하는 과정을 더 많이 경험해보고 싶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많은 것이 뒤엉켜 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에도, 한번 더 시도하고, 한번 더 도전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여행을 잘 마무리하는 그 마음가짐(mind-set)을 얻고 싶다.


# 안전지대 벗어나기 > 성장하기


내가 두 달 동안의 인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적었던 글이 있다. Life begins at the end your comfort zone.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그 곳을 벗어 날 때 삶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인도 여행을 다녀왔던 이유도 그러했고, 이번에 유럽 여행을 가려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이 곳을 벗어나서 내가 두려워하는 곳, 내가 불편해하는 곳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곳에서 나는 성장 할 것임을 알기에.


  





    

        

| KIM |   




떠나고 싶었던 장시간의 배낭여행


몇년 전에 써있던 버킷리스트에도 '장시간의 배낭여행'이 적혀있었다. 이처럼 나는 배낭여행을 꿈꿔왔다. 처음 말레이시아&싱가폴을 3주동안 배낭 여행하면서 느꼈던 많은 것, 함께했던 많은 사람 그리고 발견한 나의 모습들이 내게 큰 영향을 주었다. 설레지만 두렵고 충만하지만 공허하고 즐겁지만 지루한 시간들. 함께, 그리고 혼자를 반복하는 과정들이 주는 선물이 많다. 여행은 소중한 선물 상자같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그 선물 상자를 열고 싶다.


함께하는 도전


마음이 맞는 사람과 두려움과 수많은 벽을 이겨내는 과정은 정말 즐겁다. 그런 경험을 했었고 또 맛보고 싶다. 함께 떠나는 2명의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 그 추억은 분명 기억 속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바꿔놓을 것이다. 그런 경험은 굳이 해외, 그것도 배낭여행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마음이 끌린다. 끌리는 마음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 익숙했던 것들과의 이별


나에게 익숙한 사람들과 환경들에 온전하게 떨어져있고 싶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싶다. 그것이 나에 대한 모습이든, 타인 그리고 환경에 대한 것이든 보이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을 발견하고 싶다.


정리하자면, 위의 3가지를 종합해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조금 더 솔직해지면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 의미를 부여하는 느낌이다. 막연한 생각으로 나의 감정에 따라 결정했다. 어쩌면, 지금 내가 놓인 현재를 외면하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야 어떠하든, 떠나는 의미는 가서 만들어지는 거니까. 여행 중에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알게될 것이라 믿는다.






      

| RYU | 



# 나의 ‘관성’에 도전한다는 것.


가장 바쁘게 학업 그리고 동아리활동을 해야 하는 대학교 2학년 2학기. 쓸데 없는 건지, 쓸데 있는 건지, 어찌됬든 책임감이 많은 나는 학교를 휴학하고 여행을 가겠다는 결정을 두고는 많이 고민하며 괴로워하곤 했다. 친구들이, 그리고 부모님께서 일반적인 길을 걸어가지 않는 나의 여행에 대해서 비난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나는 나의 ‘알’을 깨고 싶었다. 나로 하여금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없게 만드는 그 ‘알’을. 우선 나의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야만 했다. 그 과정은 이전의 내가 형성시켜왔던 관성에 도전하는 일들로 이루어졌다. 특별히, 부모님의 반대에 직접적으로 부딪혀 21년동안 숨겨왔던 '나의 자유로움'에 대해서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이해시키고자 노력했다. 계속, 끊임없이, 내 인생 중 가장 열정적으로 말이다. 작은 두려움 하나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 시도해보지 않는 것. 그게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미뤄왔기에, 그런 미루는 나의 모습을 보며 많이 괴로워했기에, 두려움을 뒤로 한 채 그저 나의 ‘관성’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작은 것에서부터 도전을 했고, 이제야 조금씩 나의 ‘알’이 깨져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오직 ‘나’라는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것.


여행이라는 것은, 그냥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한다. 여행자로서 존재하는 한, 내가 어떤 (세상 기준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에는 그저 내가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 지, 누구랑 노는지, 무엇을 먹는지, 그런 것들이 전부다. 결국, 여행을 하는 동안은 가장 본질적인 ‘나’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안,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아줌마든, 할머니가 되서 살든, 그냥 그렇게 ‘나’로서 존재해서 살고 싶다. 그것이 정말 살아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어디로 가든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다.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내가 나를 잘 알고, 내 모습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험담과 시선을 가볍게 흘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 단순하고, 가볍고, 즐겁게. 나답게 살고 싶기 때문에. 조금 더 ‘나’와 함께 하며,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 아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


 

우리는 아직인 사람들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고, 많은 일들을 이리저리 시도해보며 애쓰는 사람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과감하게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했던 사람들. 그런데, 그 용기 한번 내는 것이 나에겐 참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세상이 말하는 그 ‘길’을 잠시 중단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는데, 발걸음 떼기가 참 쉽지 않았다. 그런데 현우, 한수가 함께 있고, 함께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막막했던 많은 것들을 도전하고 이뤄내고 (좌절도 하고) 그렇게 3달을 열심히 달려왔다. 만약에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서 두 명 다 학생의 신분이 아니었다면, 이미 벌써 자기답게 길을 꾸려나가고 있다면, 이미 너무 많은 경험을 해서 함께 성장해나가기보단 내가 조언을 받는 관계였다면, 불확실함에 도전하는 이번 여행을 함께 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세 명은 여전히 방황하고, 이리저리 일을 벌려보고, 이게 맞는 건지 매 순간 고민하며 흔들리는 청춘들이다. 그렇기에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고,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다. 





잘, 할 수 있을꺼야. 그치?


2015 09 20 

#1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Notyet | Story #1. 우리는 왜, 여행을 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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