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잠들긴 어렵겠다싶어 그냥 일어난다.
이 시간에 일어나니
예전 학생시절이 생각난다.
친구들은 주로 늦게까지 공부하고 자는 싸이클이었는데
난 일찍 자고 새벽 일찍 깨어 공부하곤 했었다.
지금도 그 느낌이 생각나.
대전에 살던 그 시절
추운 겨울 새벽 일찍 깨어
난방이 안되는 아버지 서재로 가서는
의자위로 양반다리하고 잠바 뒤집어 쓰고 앉아서
암기과목을 외우던.
그러다가 다리가 조금 아파와서 바닥을 짚으면
발바닥이 싸늘하게 차가와지면서 온 몸이 싸 해지던 그 느낌.
그땐 왜 늘 맨 발이었던지.
머리가 서늘하고 아주 명쾌해지던 그 방.
공부 다 끝내고 등교할 시간이 되어 그 방을 나설땐
너무나 호리호리했던 몸이 늘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었다.
30년도 더 된 옛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행복이었네.
그저 공부만 했으면 됐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