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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Feb 27. 2019

자녀에게 꼭 심어주고 싶은 10가지 습관

새털보다 가벼운 흰 눈이 쌓여 만고의 설산을 이룬다. 

머리가 커지면서 사춘기 여자애라 그런지 아빠에게 안기며 애정 표현을 하는 것도 확 줄고 역으로 내가 사랑을 표현해도 멋쩍어하며 잘 받아주지 않는 딸은 이런 엄동의 날씨에 제시간에 일어나 스쿨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그게 안쓰러워 오늘은 차로 학교까지 태워줄 생각으로 밖에 주차한 차에 시동을 켜고 좌석의 열선과 히터를 틀고 기다리다 깜짝 쑈로 보려 주려고 얼은 차창에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글을 새겨 애정표현을 해 봤다.  
                              "I live Rachel & Paul"

얼은 차창에 손가락으로 새겨 놓은 애들 이름..

그런데 꾸물대면서 좀처럼 딸이 가방을 챙기고 나오기를 기다리도 나오지 않고 적어 놓은 글자는 차 내부가 따뜻해지면 녹어버리니 결국 사진을 찍어 낮에 톡으로 보내려고 찍어뒀다. 우려한 대로 나의 마음을 담아 적은 글자는 녹아버렸고 딸은 보지도 못한 채 학교를 갔고 회사에서 사진을 메시지로 surprise로 딸에게 보내니 마침 점심시간이라 좀처럼 답장을 제때 안 하는 딸이 "me too" 란 짧은 답장이 왔다. 속으로 빙긋이 웃었다.

딸은 올 9월부터 부모 곁을 떠나 대학에 들어가면 독립이다. 어미새가 둥지를 떠나는 새가 새집에서 떨어져 비틀거리며 날개를 푸다닥 거리는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봐야 하는 것처럼 나도 어느새 그 신세가 됐다. 여기서는 고등학교 나와 대학을 졸업하면 부모랑 같이 살지 않으니 내 품 안에 있는 것도 앞으로 8개월 남짓 남았다.

순간, 아침의 차창에 적었던 글자를 되새기며 딸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을 남겨놓지 않으면 녹아 사라진 글과 같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간 마음속에 딸이 대학가서도 꾸준히 지켜줬으면 하는 습관 10가지를 정리해 내일 점심때 보내기로 하고 아래와 같이 적어 봤다.

1. 매일 일어나면 감사의 기도를 2분 하라
불가능은 없다며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도 자신의 생애에서 행복했던 날은 6일밖에 없었다고 말한 반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 장애의 헬린 켈러는 내 생의 불행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는 고백을 상기시켜주자.

아침에 일어나 짧은 2분의 감사의 기도가 하루를 감사하게 하고, 그런 하루가 쌓이면 1년이 그리고 평생이 감사로 가득 차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2. 건강을 위해 하루 30분 투자해라
제 아무리 영리하고 세상 모든 것을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도 종합 병원에서는 하루를 살기 위해 수백만 원의 병원비를 지불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어서부터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중년이 되어 그 결과는 반드시 나타난다.

3. 먼저 밝게 인사하라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인사를 하는 아이들은 항상 밝고 설령 실수를 해도 곱게 봐준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은 이런 작은 몇 마디의 따뜻한 말부터 시작된다. 내 주위에 인사성이 밝은 아이 치고 인성 나쁜 아이는 보지 못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4. 두 달에 한 번씩 좋은 책을 정독해라
시공을 초월해 위대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책을 정독하는 것이다. 남의 귀중한 인생을 경험하기에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유튜브에서의 예능은 재미는 끊임없이 줄지언지 삶의 귀한 교훈을 주는 것은 적다. 생각의 깊이를 갖게 만드는데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나도 발견 못했다. 빌 게이츠도 하버드 졸업장보다 독서의 습관을 길렀던 게 더 소중했다고 고백했다.

5. 정직해라
배운 어른들은 자신이 쌓아 올린 것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워 거짓과 위선을 죄책감 없이 당당히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는 것은 반칙이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정직해라. 그래야 당당한 인생을 챙겨갈 수고 있고 자존감을 높여갈 수 있다. 

6. 실패를 하면 꼭 원인을 분석하라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하면 후회는 하지만 자신을 뒤돌아 보는 데는 너무나 인색하다. 실패와 좌절이 있어도 그 실패에 감사하고 다시 원인을 분석해야 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7. 하루에 작정하고 한 명씩 칭찬하라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AI도 4차 산업도 백악관의 대통령도 인간이 결국 운영하고 맡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칭찬해 주는 것이다. 그래야, 세상이 시기와 다툼보다 격려와 공존으로 돌아간다. 급우에게 너 머리 참 잘 어울린다. 담임 선생님에게 오늘 피곤해 보였는데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랑 같이 탄 어린아이에게 애 웃는 얼굴이 천사 같아요... 이런 짧은 말을 습관처럼 건네라. 그건 내 마음의 향기를 발산하는 것과 같다.

8. 주말마다 10 문장 이내의 성찰의 일기를 쓰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기록 문화 중에 조선조 임금들이 자신의 하루를 반성한  "일성록(日省録)"있다. 세계의 어떤 왕족이나 귀족도 적지 않은 것이다. 오늘 내가 뭘 잘못했네 라는 마음속의 막연한 반성은 똑같은 내일을 또 만들어 낼 뿐이다. 기록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남겨 스스로를  곱씹어봐야 자신을 돌아볼 수 성찰록이 되는 것이다.

9. 어려운 사람을 위해 석 달에 10불을 쓰라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적인 삶에 굶주려 있다 보니, 아이들도 명문대 나오고 좋은 직장이나 전문직을 갖는 것이 성공한 삶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아름답고 위대한 삶은 어려운 사람과 나눌 때라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워줘야 한다.

어려서부터 이런 나눔의 삶을 배우지 못하면 평생 남을 돕는 데에 인색해진다. 내가 20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어느 낯선 마을에서 길을 잃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생면부지의 나에게 "Do you need any help?(도움이 필요한지요?)"하며 물었던 기억은 평생 미국의 민낯을 본 잊지 못할 말이었다. 

10. 평생 즐길 취미나 악기를 배워라
우리의 아이들은 공부하는 기계도 부모의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존재도 아니다. 그저 부모의 몸을 빌어 태어나 차세대를 이어갈 아이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경쟁구조에서 동물의 세계처럼 서로 치열하게 생존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럴 수로 아이들이 삶을 즐기는 법을 스스로 배워야 한다. 좋은 취미나 악기 정도 하나 다루면 심신이 지쳐있을 때 자신을 스스로 위로할 수 있다. 

이상의 10가지 중 도저히 불가능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돈이 들어가는 것도 없다. 장담하건대 이 중 단 하나라도 제대로 지키면 자식 잘 키웠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아니, 자식이 잘 될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대학 보내려고 하는 부모들은 사교육에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밥상머리 앞에서 직접 말해주지 못하는 나와 같은 부모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서, 밴드에서 혹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가 있을 것 같아 공유하고 싶어 올려본다.

문득 위의 10가지 중 단 하나라도 제대로 행하는 부모 밑에서 보고 자란 아이는 더더욱 잘 따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결국 이 10가지 자녀에게 심어주고 싶은 습관이 내가 가져야 할 습관이 돼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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