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문학창작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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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에서 메일이 왔다. 11월에 브런치스토리 측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니, 원한다면 선정된 희곡을 브런치북으로 발간하라는 안내였다.
2024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됐다. 선정된 <떡갈나무>라는 짧은 희곡은 시골의 독거노인과 그 노인들 실태 조사 알바를 하는 젊은이의 이야기다. 지난 6년간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았으니, 나의 경험이 제법 스며든 극이었다. 예전에 쓴 초고를 이리저리 고쳐가면서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신청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우와 돈도 주네. 상금은 빚 갚는 데 다 썼다. 그래도 선정된 건 기쁘다. 누군가 읽고서 돈줄만 하다고 판단한 거니까. 빚을 다 갚으려면 돈을 받을만하게 많이 써야 한다.
오전에 메일을 확인하고 브런치북에 올리기 위해서 원고를 쪼개어 차례를 만들어 봤는데, 분량이 조금 부족한 듯싶었다. 읽는 사람으로서는 아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작가의 에세이, 푸념, 상념, 단상,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 모를 글을 얹으려고 쓴다. 전적으로 브런치북 분량 채우려고 쓰는 글이다.
희곡이 선정됐으니, 희곡 쓰는 이야기를 해볼까…. 자리에 앉아서 타자를 두들겨보지만 별로 쓸만한 소재나 이야기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잠시 멍때리다가 부엌으로 가서 모카 포트로 커피를 내렸다. 가만히 커피를 기다리는데, 여전히 떠오르는 글감이 없다. 다시 멍때리다가 정신을 붙잡아본다. 음, 쓰기 싫은 건가? 이렇게 뭣도 안 떠오르는 건 사실 쓰기가 싫어서 그런 걸 거야. 쓰기 싫다고…. 그래 여기서 출발해 볼까.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맛이 지나치게 씁쓸한 게 좋지는 않았지만, 카페인은 충전되겠거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