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야간시위>
2017년10월9일
상돌엄니는 지금까지 김천촛불을 두 번 참석한 거 같다고 하니까, 옆에 앉은 옥술엄니가 나는 세 번 갔었다고 한다. 김천역에는 두 번밖에 안 왔는데 하니까 그제서야 맞다. 김천역엔 두 번 왔고, 율곡동 공원에서 낮에 집회할 때 마을사람들 다같이 갔었던 거까지 하니까 세 번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엄니들 참 대단하십니다. 어찌 그리 다 기억을 하고 계십니까? 하고 감탄을 하니까. 오히려 엄니들은 점점 머리가 안 돌아간다면서 걱정을 하신다. 엄니들 그래도 자꾸 생각을 해내셔야 합니다. 그래야 별 탈 없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지요. 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김천촛불에 몇 번이나 참석했나? 두 번인가? 세 번인가? 기억이 안 난다. 계산도 안된다.
처음 김천촛불을 찾았던 때는 작년 이맘때였던 거 같다. 그때 추석 지나고서였나? 아사히비정규직지회 구미공장앞 천막농성장에서 하루 시간을 보냈던 날, 헌호씨와 투닥투닥 말싸움을 한창 하고 있는 것을 진석씨와 또 한 사람, 영민씨인가? 말없이, 하기사 토론을 과장한 말싸움을 해대고 있는데 옆에서 끼어들기가 쉽지 않을거다. 정말 지켜보던 진석씨의 뜨악스런 표정이 가물가물 기억나네. 한창 싸우다가 내가 김천촛불이나 가자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서 김천역으로 달려갔었다. 그 날은 김천의 사드반대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김천역에 촛불집회를 매일한다고 해서 구경 갔었던 날이다. 정말 조용히 뒤에서 구경만 할려고 했었다. 비가 왔었던가? 작년 이맘때는 가을날에도 비를 뿌려댔었다. 비옷은 촛불부스에 늘 준비되어있어야 했던 물품 중 하나였다.
그 때 김천촛불에도 사람들이 참 많았었다. 사드가 성주로 배치된다고 결정했지만, 북쪽방향으로 김천의 혁신도시가 불이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상황이었으니, 김천시민들이 엄청 불안하고 분노하고 일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정말 김천시민들이 성주에 이어서 김천역에서 촛불을 밝히다니 참 경이로운 일이기도 했다. 사람들도 참 많았었다. 김천역 마당을 꽉 메우고 있었으니까. 그 때 누군가가 나를 알아보고는, 아마, 유트브 같은 데서 내가 발언하고 있던 영상이 떠도는 것을 본 분들이 많았나보다. 즉석 발언을 간곡히 부탁하는 바람에 원치 않았으나 어쩔 수 없이 마이크를 잡았던 아찔한 기억, 김천촛불을 처음 찾았던 날의 기억이 아스라이 난다. 그리고 나서 언제 갔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천촛불을 갔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서야 소성리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사드반대집회를 했었으니 김천사람들을 만날 일들은 있었다. 서울상경투쟁을 할 때, 미대사관앞에서 공동행동할 때, 간간이 사드반대하는 김천시민들과 함께 했었던 거 같다.
김천촛불 1년 되는 날, 소성리 엄니들 모시고 연대했던 것이 두 번째 였을까?
그리고 어제 김천촛불 414일째 되는 날이 세 번째 연대했던 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천촛불집회에 연대했던 기억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 같다.
오늘은 김천촛불이 415일째 되는 날이다. 나는 참 무심한 시간을 보냈던 건 아닌지? 사드가 성주로 느닷없이 들이닥쳤을 때는 성주의 모든 것을 다 잃은 듯이 분노했었다. 성주가 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한다는 문제의식도 있었지만,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성주에 사드가 왠말이냐는 불만과 분노가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성주가 최대의 희생자가 될거라 여겼다. 막연한 행정구역상의 성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성리에 사드배치가 완료되고 나니, 눈이 전보다 좀더 커진 듯 하다. 소성리는 성주에 위치했지만, 김천의 노곡리가 바로 옆마을이라는 것을, 월명리가 바로 웃마을이라는 것을, 사드배치로 인한 주민피해는 오히려 사드가 배치된 부지 바로 밑에 위치한 월명리에 레이더가동 소음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을. 시누크헬기의 소음공포는 경계가 없다는 것을. 사드레이더가 정상가동 되면 김천방향을 향하는 전자파를 비롯한 각종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군부대로 인한 토양오염, 환경오염은 소성리 인근 마을도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 뻔하다. 더 심각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될텐데, 그 피해가 어떤 종류의 어떤 형태로 드러날지 미리 다 나열할 수는 없다손치더라도 충분히 상상가능. 그러고보면 김천시민들이 415일동안 오로지 사드를 반대하는 촛불을 밝혀왔던 시간들이 참 경이롭지 않은가? 사드로 인한 피해가 누가 더하고 덜한지가 중요한가? 우리는 모두 사드로 인한 피해자인데
전쟁연습을 중단시키고, 한반도에 전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싸움, 사드를 뽑자는 것은 그런 큰 맥락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거 같다. 그 거대한 싸움은 성주의 그것도 작은 마을 소성리가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전쟁이다. 그런 소성리에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자 지원군이 김천의 사드반대하는 시민들일거다. 그리고 원불교.
지켜주고 버텨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