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의 전쟁을 종식시키자.

진밭일기 2018년6월12일

by 시야

진밭일기 2018년 6월12일

이종희위원장님은 한반도를 투견판에 비유했다. 개 두 마리를 싸움 부쳐놓고, 돈놀이를 하는 놈들, 그 놈들이 우리 소성리에 사드를 갖다놓고는 한반도를 위협해대던 놈들이다. 아주 적절한 비유였다. 일년에 수십조원의 무기를 한반도에 팔아먹으면서 이윤을 챙겨왔던 놈들, 그런 놈들이 북미정상회담을 반길 리 없지만,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뭔가 해야 할 만큼 답답한 지경에 이른 사연도 있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거 같다.

오늘 드뎌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날, 아침일찍 진밭을 올랐다. 진밭예배를 하는 동안, 나는 핑화를 만났다. 핑화는 늘 그렇듯이 두발로 일어나서 폴짝폴짝 뛰면서 나를 반기는데, 마치 권투시합을 할 듯이 덤비기도 한다.

오늘따라 진밭에 올라서 노래를 불러도, 구호를 외쳐도 신이 나고, 기쁘다. 벌써 끝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오늘의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나면 뭔가 선명해 질거란 것이 나를 기분좋게 만든 듯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간이 되어 공사인부들이 차를 타고 올라갈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책맞게 흘렀다. 저 차량이 멈출 수 있기를 아무리 기도해도 기도는 영발이 없는지 먹히지 않고, 차량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잘도 들어가기만 한다.

공사차량이 다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경찰들은 썰물 빠지듯이 우르르르 빠져버린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들이다. 그러나 지겹도록 반복되더라도 반복해서라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강교무님은 역사적인 북미회담을 소성리마을회관에서 함께 시청하자고 했고, 원불교 비대위 냉장고를 다 털어오겠다고 했다. 털어온 게 수박과 어묵이다. 날은 선선해서 어묵탕을 끓이면 좋을 법하다.

새벽에 나설 때 분명 다시구물 재료를 챙겨두었다. 냉장고에 묵은 멸치와 새우를 가방에 싸두고는 빈손으로 털레털레 진밭으로 와버렸다. 아침부터 다시국물 끓일 재료를 구하러 초전까지 내려갔다 왔다.

마당에 모인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봉정할배와 강사장님 그리고 할매들 몇분이 모여서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오늘 정은이랑 트럼프랑 잘 이야기 해야 할낀데 하는 반신반의 하면서 텔레비전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몇 만년 만에 나는 주방에서 다시국물을 끓이고, 어묵탕을 만들었다. 점심때는 주방에서 며칠내내 보았던 계란 반판(이게 저리 있다가 상할까 싶어서) 다 깨서 찜을 만들고 점심상을 차렸다. 주방일 하는거 정말 정말 자신없고, 못하는데, 어찌어찌 밥상을 차렸더니, 한 끼를 해결했다.

회담전문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반갑다. 그리고 종전선언도 하겠다고 밝혔다니 기쁘다. 한미연합훈련만 하지 않아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긴장은 조금 이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교가미사키를 찾았을 때 주민대책위의 사무국장님이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라는 심정을 밝혔다. 한미연합훈련이 조금은 줄어들거나 강도가 약해질 거란 기대를 한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일본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의아스러웠는데, 일본도 한국의 분단정치를 악용하여 민중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는데 활용한다는 거다. 정치적으로 무척이나 괴롭다고 한다. 긴장이 높아진다는 거다. 그러니 뭔가 이슈를 가지고 행동하기가 아주 어려워지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드엑스밴드레이더 미군기지가 있는 교탄고시 교가미사키에서는 더욱 그럴만하겠다. 그래 당장 뒤집어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점차 나아지는 것이 필요하다. 분명 그렇다. 그런데, 이란은 어쩌나? 미국이 이란과 협약을 파괴했다고 하니, 앞으로 이슬람 나라들에 대한 미국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거기서 전쟁을 벌이려고 하는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느낀 건 이런 문제는 국내 뉴스만으로 해석이 어려운 듯 하다. 국제정세와 함께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좋다고 해서 세계에 다 좋은 것도 아닌 듯 하고, 분명 가진 자들의 전략이 결코 모두에게 이로운 것만이 아니니,, 또 다른 누군가는 고통을 받게 될지도 모를 이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전 지구적인 관점을 견지해 가는 노력이 필요한 듯 하다.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 한반도 뿐 아니라 지구상에 전쟁을 종식시키자.

그러기 위해서 만국의 노동자들여 단결하여 전쟁을 방어하기 위한 투쟁을 ..

그럴 날이 오기나 할지는...

그러나 분명한 건

누가 뭐라 하던 나는 내 갈 길을 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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