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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야 Aug 13. 2018

괴롭힘

괴롭힘    

창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운전대를 잡고 펑펑 울고 싶었다. 소성리 단톡방과 상황실 채널로 올라오는 내용을 보면서 나 역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수구꼴님들이 기어이 소성리 마을을 지나 진밭교까지 행진을 하겠다면서 온갖 모욕을 마을주민들에게 퍼부었다. 천박한 욕설과 혐오스런 언어로 우리 주민들의 마음을 갈기 갈기 찢어놓았다. 그들은 우리 주민들을 향해서 “빨갱이”라고 혐오했고, 우리 주민들은 보수꼴통들의 저질스런 괴롭힘을 감내하지 않겠다고 맞서 대응했다. 

경찰은 집회신고 된 행진을 무슨 명목으로도 막을 수 없다면서 길에 주저앉은 우리 주민들을 끌어내려고 했다. 차마 끌려나오는 일을 겪게 할 수 없어 경찰들과 협상하여 마을을 지나갈 때 혐오스런 욕설과 비아냥과 조롱거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규란엄니와 재영아저씨는 저들에게 마을길을 허하지 않겠노라고 했다. 밤새도록 길에 주저앉아 있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이 지나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재영아저씨는 마을도로에 드러누워서 펑펑 울었다고 미라이가 전한다. 

미라이도 울었을테지. 마을주민들도 연대자들도 다들 울었을테지. 

괴롭힘. 미국을 위한 사드를 들여놓자 시작된 수구꼴통들의 괴롭힘.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끝도 없이 자행되는 동안 소성리마을, 삶의 터전을 지키는 사람들은 오롯이 괴롭힘을 감내하면서 살아가야 하나? 

사드가 뽑혀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패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시키는 한반도의 어디에도 사드는 필요없다.     

눈물 많은 나~~    

소성리 와서 눈물이 더 많아졌다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는 엄니들과

연대자들~~

회관 앞을 조용히 지나가는 조건으로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엄니들 몇 분은

일어나지않겠다며 밤새 싸우자고 하셨다. 

어제 빨갱이라꼬 우리더러

이북으로 가라했다꼬...

저런것들한테 우리가 우째

길을 열어주노... 통곡하셨자    

한 아저씨는 길에 드러누워

한없이 울고 계셨다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든지...

눈물 마를날이 없네요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두

없는 것 같아 맘이 무겁네요.

- 소성리평화모임 방에 올라온 미라이 메시지-     

「열매의 글쓰기 2018년8월13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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