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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야 Oct 31. 2018

소성리수요집회 99회차

오늘로 소성리수요집회는 99회차를 맞았다. 사회를 보는 남자가 이제 갓 태어난 110일 된 딸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소성리마을로 들어섰다. 아기를 쳐다보는 할매와 할배는 얌전히 앉은 아기를 보자마자 까꿍까꿍 거리면서 어루고 달래고 있다. 유모차에 앉혀진 아기는 어른들의 재롱에 눈을 반짝 거리면서 살포시 웃음을 짓기도 한다. 아기가 살짝 웃음을 비치려고 하는 순간에 어른들은 벌써 신이 나서 더욱 더 큰 몸놀림으로 아기를 어루고 달랜다. 아기는 어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그제서야 방긋 웃어준다. 


유모차만 봐도 할배는 가슴이 설레는가 보다. 아기의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어른들은 하나같이 즐거워하며 아기를 귀하디 귀하게 바라본다. 


김천촛불에서 느낀 쓸쓸함은 결코 날씨탓만은 아닌가 보다. 한때는 광장을 가득 메워 한반도 사드배치 결사반대를 외쳤던 사람들은 광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 광장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추위는 어김없이 찾아

...

오고 있으니 쓸쓸한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나보다. 
오늘 소성리수요집회도 쓸쓸했다. 할매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자기 자리에 앉아계신다. 
사드는 사드뿐 아니라 페트리엇을 델꼬 온다고 하고, sm-3까지 델꼬온다고 한다. 소성리에 또아리 튼 사드기지가 미군기지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이라고 못 박듯이 단거리 저고도에서 장거리 고고도까지 다 레이더로 감시하고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군사주의용어가 익숙치않고, 군사무기에 대해서 아는 것 없어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다 알아들을 수 없지만, 사드에 페트리엇까지 뭔가 더 하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결코 유리한 국면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드가 빠질거란 예상은 다 빗나갔고, 오히려 사드기지는 미군기지로 공고히 하고, 미국은 자신의 땅에는 기름한방울 흘리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모든 위험한 무기실험을 한반도에서 해보겠다고 설쳐대는 거다. 
내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그야말로 전쟁시험장이 되고 말 운명에 처해있는 게 아니고 뭔가?
무능한 정부가 평화모드로 돌아섰다고 아무리를 쇼를 해도 트럼프가 진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듯 하다.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는 미국군사패권주의가 한반도에 군사적인 긴장을 더욱 팽배하게 유지하면서 군사무기를 팔아먹을 구실을 더욱 공고히 할 모양이다. 
한반도가 전쟁시험장이라는 게 새삼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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