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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야 Nov 15. 2018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박 로드리고 세희작가의 사진을 개척자와 함께 엮은 사진집이다.

평화의 섬 국제캠프를 참여하기 위해서 강정에 들어섰다. 캠프가 열리는 마을회관 입구 상가건물에 걸린 현수막 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라고 쓰여있는 현수막이었다. 

바람이 나를 갤러리 문으로 데려다 주었나보다. 낯선 공간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기 매우 쑥스러워서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사진이 내 시선을 끌어서 다른 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사진에 매료되었다. 마침 사진집을 판매하고 있어서 하나 구입하겠다고 했는데, 사진집을 구입하는 것이 아주 의미 있는 일임을 설명 들을 수 있었다. 

공평해 프로젝트, 일본의 오키나와와 대만, 제주를 삼각구도의 바다 동지나해를 항해할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서 만든 사진집이고, 사진집 2만원 중 1만원은 책을 만드는 비용으로 사용하고, 수익금 1만원은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거였다. 책을 3000권을 팔 계획이니 3000만원은 모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진집을 구매하는 사람은 모두 공동선주의 자격이 주어진다면서 인증샷을 찍었다. 

요트는 최소 6000만원이 소요될 거라고 하는데, 나머지 3000만원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누군가의 꿈이지만, 아주 멋진 꿈을 함께 꾸고 싶은 마음이 요동쳤다. 

그 날 나는 옆에서 덩달아 흥분했었다. 나에게 엄청 큰 자극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뜨거운 여름날에 바람이 나를 강정으로 데려다 준 걸까? 

사진집은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소성리평화장터로 책소개를 올려달라는 부탁했다. 수피아님이 공평해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고, 사진집 판매를 알렸다. 은주언니가 책을 한권 주문한 게 발단이 되었다. 한권만 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수피아님은 내게 열권을 보냈고, 나는 덥석 받아 안았다. 팔기도 하고,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인증샷을 꼭 찍었다. 

소성리 사드반대로 만난 우리의 인연이 강정과 연결되어 공평해를 항해하는 공동선주가 되는 꿈이라니, 이 모든 게 다 연결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공동선주들이 모여서 공평해 요트를 탈 수 있기를 꿈꿔보는 짧은 시간이 행복하다. 

누군가의 꿈은 함께 꾸면 이뤄진다고 하던데, 우리가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117번 김기웅 공동선주

131번 정진석 공동선주

132번 박형선 공동선주

133번 박정훈 공동선주

134번 강형구 공동선주 

135번 조은학 공동선주

136번 박선배 공동선주

137번 이봉우 공동선주

146번 김정수 공동선주    

앞서서 구매한 분들이 있는데, 공동선주의 번호를 다 알지 못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갈망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존과 평화를 향한 항해에 보태면 좋겠다. 

「열매의 글쓰기 2018년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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