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의 이름은 유키, 일본애니매이션 <늑대아이>에 나오는 아이의 이름을 가져와 붙여주었다. 일본말로 눈이라고 했다. 유키가 우리집에 온날은 10년 전 여름이었다. 유키는 2016년 6월30일 생이고 두 달이 지나 엄마와 떨어져 우리집에 왔었다. 진도개 혈통이다 보니 아기였는데도 살집이 있어 덩치가 큰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제 겨우 두 달짜리 아기를 나는 진도개라는 이유만으로 다 큰 개 취급을 했었다. 그때는 마당에 개를 키우는게 좋았을 뿐이지 이 어린 강아지를 어떻게 키워야할지에 대해선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래 아기를 집안에 들이지 않고 현관앞에 두었다. 마당에서 풀어 키울 개이니까. 아기라는 생각을 전혀 안 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아기 유키의 밥그릇에 담긴 사료를 탐내던 고양이가 우리집 현관앞까지 와서 유키의 밥을 먹었다. 유키는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자신보다 덩치 큰 고양이에게 펀치를 맞았던 듯 하다. 유키가 울고 있는 소리에 나가보면 어느새 고양이는 사라졌고, 유키는 한쪽구석에서 엥엥엥 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설움을 받아 마음속에 원한이 맺혔는지 성견이 된 유키는 고양이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야말로 갈갈이 찢어죽이는 난폭한 모습을 보인게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를 가까이 할 수 없다. 우리집에 고양이가 들어오면 영락없이 사망이다. 그런 일로 얼마나 속이 상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아이를 처벌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양이와 거리만 잘 유지하면 내게 너무너무 사랑스런 아이였다. 그렇게 애정을 느끼고 잘 돌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나도 철이 들고 동물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주변의 동료들과 이웃들을 보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어린 유키는 내가 문밖에만 나가면 담을 타고 넘어와 나를 따라왔었다. 내가 집에 있을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나가면 담을 타넘었다. 그래 목줄을 풀어둘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 성견이 되어서는 내가 나가는 것과 상관없이 목줄이 풀리면 담을 타고 넘어갔다. 그래 동네가 난리가 났었다. 유키가 누굴 해한 적도 없고 자기 갈 길만 갈 뿐인데도 큰 진돗개가 동네를 나돌아다니면 이웃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그래서 묶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얼마전부터 올해들어 유키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약간의 시간동안 풀어 마당을 자유롭게 거닐게 했었고, 담을 타넘을 생각이 없어 보여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요즈음은 거의 하루종일 풀어놓는다. 외출할 때는 부득이 묶을 때도 있지만 잠시 외출할 때는 그냥 두기로 했다. 왜냐면 이젠 문을 열고 있어도 바로 뛰어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밖에는 함부러 나가면 안된다는 것을 유키는 머릿속에 입력한 듯 하다. 마당에서 앞뒤로 뛰어다니며 쥐도 여럿 잡았다.
어제는 외출하고 돌아온 나를 위해 뼈다구 인형을 물고 반기러 뛰어나왔다.
이제 비로소 우리가 서로의마음을 헤아려주는 가족이 되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