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미니

by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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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현관문을 열고 나왔는데 미니가 안 보인다. 날이 너무 뜨거워 어디 그늘을 찾아 숨었나 했더니 베롱나무 아래 늘어지게 자고 있다. 현관문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인가 싶다. 혹시 더위 먹고 죽었나 싶어 살짝 걱정도 되었다. 그래도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일부러 깨울 수는 없어 한참 쳐다보다 사진 한장 남겼다.

미니는 2019년 12월 20일생이다. 근본도 없는 발바리 자식이 우리 유키를 만나러 담을 넘어 들어왔다. 나 없을 때 벌써 연애를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날 내가 우연히 창문을 열었더니 마당에서 우리 유키와 근본도 없는 발바리 자식이 연애질을 하길래 내가 소리를 지르며 쫓아나갔었다. 분명 대문은 닫혀있었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빗자루를 들고 뛰어나갔고, 내 목소리를 들은 발바리 녀석은 놀래서 이리저리 나를 피해 도망치다가 담벼락을 겨우 넘어 도망갔었다. 그렇게 끝일 줄 알았는데, 얼마후 유키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 새끼를 다섯마리나 낳았다. 아기들은 태어나서 눈도 못뜨면서 엄마 젖은 얼마나 야무지게 찾아빨던지 그 중에 가장 약해 보이는 뽀얀 아기 강아지를 유키 몰래 집에 데리고 와서 만졌다. 미키마우스의 애인인 미니를 닮아서 이름을 미니로 지었다. 사람들은 미니라고 부르면 작은 개인줄 알지만 결코 작은 편은 아니다. 유키보단 작다. 강아지 다섯 마리들은 생후 두 달이 넘기 전에 모두 입양을 보낼 수 있었는데, 미니는 파양당했다. 강아지를 한마리 키우겠다는 분이 정신이 온전치 않은 분이었던지, 미니를 데리고 간 날 남편에게 야단을 맞고는 미니를 골목길에 버렸다. 아기 미니가 울고 있으니 안동할아버지가 발견해 소성리 이장님께 전해줬고, 이장님이 내게 연락을 해주셨다. 그렇게 달려가 데려온 아이다. 우리와 살 운명이었던가보다. 벌써 미니도 우립에서 햇수로는 6년을 살았다. 목줄을 하지 않고 마당을 다 차지하고 살고 있으니 베롱나무 아래뿐 아니라 그늘 자리 어디든 미니의 자리인 셈이다.

우리 미니 등을 꼭 안고 같이 누워 잤으면 좋겠다. 사랑스런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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