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에피타이저

by 시야

에피타이저는 영어로 appetizer라고 하는데요. 우리말로는 ‘전채(식욕을 돋우기 위해 식사 전에 나오는 간단한 요리)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을 의미합니다.

별별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에피타이저 같은 이야기들을 모아봅니다.



지금까지 의 투쟁을 열장면으로 정해본다면 당신은 어떤 장면이 떠오르십니까?

함께 일년 칠개월을 싸워왔지만 처음 노조를 만들때는 뒤에서 따라만 다니다가 앞장선 사람들이 다 떠난 후에 앞으로 나온 사람들, 같이 싸웠지만 각자의 기억은 다를 수 도 있는 장면들, 그러나 우리 투쟁을 여기까지 끌고왔던 중요하고 의미있었던 장면이라고 하면 뭐가 나올까요?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조합원들이 "옛날에 말야.." 하며 새록새록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오늘은 꼭 구미공단 아사히글라스 공장앞 천막농성장으로 가야했다.

아침일찍부터 선전전을 한다는데 아사히공장앞이 아니라 아바텍이라는 구미공단 4차단지에서 악덕기업에 손꼽히는 공장앞이라고 한다. 어차피 아사히글라스 공장앞에서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고, 아사히자본은 조합원들을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면서 하나하나 체크할테니까 선전전의 장소가 꼭 공장앞일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싸우는거 쪽수를 늘릴려고 하면 아사히뿐 아니라 같은 공단안에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노동조합 할 권리를 이야기 하고 다니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한국옵티칼에서 주구장창 아침출근선전전을 하면서 "노동조합 만들어서 임금 인상시키자"고 희망고문을 해대더니 노조를 새끼치게 된거다. 구미최초의 비정규직노조라고 자부하는 아사히비정규지회가 두번째 노동조합 결성하는데 기여한 거다. 조합원들도 신기하고 뿌듯하고 내 새끼 같이 이쁘기만 하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노조는 아사히비정규지회를 엄마로 생각할지는 모를 일이다.

아사히비정규지회 동지들과 함께 아바텍선전전을 하고싶긴 한데 아침에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었다. 늦잠꾸러기다. 근데 오늘 갈라고 맘먹으니 6시에 눈이 번쩍 뜨인다. 허허.. 웬일이니? 나도 깜놀

농성장에 너무 일찍 도착했나보다 태우형님 혼자서 땔감을 부서 불을 피우고 있다. 나를 보더니 놀라시면서 "어제 외박하고 왔냐"고 묻는다. 그 말에 내가 더 놀랐다. 헐.. 내가 이십대 한창 나이도 아니고 외박이라니 우짤? 내가 그렇게 보였는감? 조금 충격을 받은 듯 한 나는 나도 모르게 외박이 아니라는 핑계와 변명을 해대면서,, "나는 잠자리 바뀌면 잠을 못자거등요.. 내 생활신조가 외박 안하고 사는거거등" 하면서 이런 쓸데없는 구차하기 짝이 없는 변명을 해대는지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억울하다.

"외박하면 어때서? 그게 왜? 뭔 문제여? 흥 치사빤스다." 하면 될일을 말이다.


투쟁의 열장면을 뽑는 과정은

각자의 기억이 다 같을수 없듯이 각자가 하나하나에 부여하는 의미가 조금씩은 다른듯

그래도 다 함께 고통받고 아팠던 기억이나, 다 함께 기쁘고 즐거웠던 행복한 시간은 논란될게 없다. 그런거 같다. 그렇지만 개인에게도 의미있었고, 모두에게도 , 그리고 우리가 투쟁의 매시기 굴곡 있었지만 넘어왔던 시기를 말이다.

나는 한번도 본적 없고, 그냥 뉴스기사로 얼핏보고, 페이스북으로 살짝 접했지만

아사히글라스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금속노조구미지부를 찾았다가 노조가입승인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포기 하지 않고 선택했던 것

바로 구미시청으로 노조가입신고서를 작성해 내고 설립증을 받기 위해서 구미시청 점거?를 들어갔다는 소식이었다. 바로 지금의 아사히비정규지회가 있기위해 태동했던 순간? 아니 순산했던 순간이구나... 순풍에 돛단배처럼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 순간을 꼭 투쟁의 첫장면으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인이다.

보통 설립증은 이틀걸리는데 점거하고 들어가 쪼아대니 바로 그날 나왔다고 하더만... 공무원들이 그때 아사히비정규지회때문에 첫 열겁한 날이기도 한 장면이렷다.


어떤 장면이 나오게 될지 상상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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