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소성리엄니들의 나들이
<소성리야간시위>
2017년9월17일 (일)
도로 저편에서 헤드라이트 불빛이 강렬하게 비추며 급하게 달려오는 차량이 보인다. 1톤 트럭이 달려온다. 정수씨가 운전하는 차량이다. 소성리마을 길목을 지키고 섰는 초전어른들이 입을 모은다. 늦은 밤에 달려온 정수씨를 향해 사람들은 “군기가 빠졌다”며 한마디씩 말을 보탠다. 의용소방대 단합대회를 여수까지 다녀왔다는 정수씨는 소성리 오고싶어 마구 밟았다고 한다.
소성리엄니들은 원불교교무님들과 함께 순천으로 나들이 떠나셨다. 큰 일을 치루고 마음이 우울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주변의 걱정이 커져갔다. 원불교 교무님들 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소성리엄니들 기분전환시켜드릴 궁리를 하고 있었던 때에 이심전심이었나보다.
이웃사람들의 마음이 고와서 가고싶은 마음이 선뜻 들지는 않았지만 잘 받기로 하셨다. 엄니들 열다섯 분이 간다고 했다. 그러다가도 갈 기분이 아니라며 손사레를 치는 엄니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의논 끝에 가기로는 결정했나보다. 부녀회장님은 밀린 일이 태산같지만 마음써주는 분들의 성의가 아까워서라도 잘 다녀오자고 한다.
깜깜한 소성리마을 길목을 지키는 사람들, 엄니들이 안 계신 자리에도 사람들은 모였다. 초전어른들은 셋이상만 모이시면 뚝딱뚝딱 일을 쳐내신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구조물 하나 여럿이서 꺼내왔다. 소성리 마을 길목을 지키는 자리에 세워두실 모양이다. 이곳에서 사드운영을 위해 미군기지 건설을 하기 위한 공사차량을 막는다. 사드운영장비가 들어가는 것도 잡아야 한다. 미군들이 들락날락 거리지 못하게 잘 감시해야 한다. 초전어른들은 어떻게 하면 길목을잘 지켜낼 수 있을지 밤이면 밤마다 소성리 난로가에 모여앉아서 궁리하신다. 그리고 뚝딱뚝딱 일을 해치우신다.
소성리 난로는 하늘을 향해 연기를 힘차게 내뿜는다. 하늘로 풀풀 뻗쳐올라가는 연기만 봐도 훈훈하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