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내린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내 꿈은 NASA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부모님에게 부탁해 '과학동아'라는 어린이 전문지를 구독하기도 했었다. 사실, 과학동아를 보게 된 것이 먼저인지 NASA의 꿈을 키우게 된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 남해로 가족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바닷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은하수를 보게 되었고, 'Core Memory'로 남았다. 그 은하수를 보고 더더욱 NASA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확고해졌는데, 현실을 알게 된 어느 순간부터 그냥 '꿈'이 되어버렸다.
주말이 다가오고 있는데 태풍이 상륙한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슬퍼하던 금요일 밤이 우스워질 만큼 맑은 날씨를 가진 토요일이 찾아왔다. 밤까지도 구름 한 점 없는 완벽한 날씨다.
제주집에서는 가끔 구름이 없는 날 야외 테라스에 캠핑의자를 두고, 가만히 밤하늘을 바라보곤 한다.
오늘은 테라스에 앉아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친구와 함께 별빛누리공원 옆 공터를 찾는다. 건물 앞 조명들이 조금 방해가 되지만 이 정도면 빛 공해 청정지역이다. 돗자리를 깔고 서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한곡씩 번갈아 들으며 한참을 넋 놓고 누워있는다. 앱스토어를 뒤져 별자리를 보는 앱을 설치하고는 한참을 별자리를 찾아보기도 하며 여름밤의 기분 좋은 쌀쌀함을 만끽한다. 내가 이런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괜히 마음이 벅차다.
반짝이는 작은 별을 보기 위해서는 눈이 먼저 어두움에 적응해야 한다. 주변에 별보다 밝은 빛이 없어야 한다. 천천히 눈이 어두움에 적응할수록 안보이던 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별은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어릴 때 봤던 그 바닷가의 은하수도 그대로 있을 텐데 눈에 보이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에 나오는 것도 하나뿐이다. 내 인생에도 수 많은 별이 있는데 가장 크고 잘 보이는 별만 바라보고 있었나 보다. 이제는 어둠에 눈을 익히고 조금 작은 별도 조금 멀리 있는 별도 바라봐야겠다.
밤이라는 시간과 공간이 좋다. 인사이드 아웃의 이야기처럼 '슬픔'이 우리의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밤'이라는 시공간은 내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 '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대부분 밤이었으니 말이다.
그 밤에 그 밤 사랑하는 사람들 품으로
그 밤에 그 밤 지나간 추억에 따스함위로
그 밤에 그 밤 어머니의 주름 그 사이로
그 밤에 그 밤 그 밤에 그 밤
따뜻한 별빛이 내린다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랄랄라 샤랴랄라라랄라
반짝이는 추억이 떠올라 초라한 내 모습이 멀어져
도시의 하늘은 내 맘처럼 어둡다
아픔도 참 많았고 눈물도 참 많아서
까만 밤 하늘에 별빛이 내린다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쏟아져내린 도시의 밤으로
쏟아져내린 눈물 그 위로
쏟아져내린 나의 마음이
이렇게나 자라 버렸고
쏟아져내린 별빛 사이로
쏟아져나온 사람들위로
쏟아져내린 나의 마음이
이렇게나 자라 버렸고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샤랴랄라라랄라
쏟아져내린 도시의 밤으로
쏟아져내린 눈물 그 위로
쏟아져내린 나의 마음이
이렇게나 자라 버렸고
쏟아져내린 별빛 사이로
쏟아져나온 사람들위로
쏟아져내린 나의 마음이
이렇게나 자라 버렸고
안녕바다 '별빛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