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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희 Jun 20. 2019

뒷산은 분명히 존재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시골이라 볼 수 있다. 공기 좋지 물 좋지. 산도 많다. 카운터에 앉아서 바깥을 바라보면 날이 좋은날은 앞에 작은 산 하나와 뒤에 큰 산 하나가 장관을 이룬다. 정말 예쁘다. 하늘 까지 새파랗고 구름이 몽실몽실 떠다니면 정말 짱이다. 그런 날은 꼭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 한번, 산 한번 사진을 찍는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라는 강한 적이 있다. 황사라는 적도 있고 아주 아주 못된 놈들이다. 우리 아이들 바깥놀이를 못하게 하는 못된 것들이다. 특히 봄철 공기가 좋지 않을 때는 뒤에 큰 산을 아예 볼 수 없다. 뒷산은 원래 없던 것 마냥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몇날며칠을 볼 수가 없다. 작은 산 그마저도 흐리멍텅하게 보인다.



 뒷산을 다시 보기 위해선 강한 비바람이 있어야 된다. 공기를 다시 깨끗하게 정화시켜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가게 배너가 날라 갈 것 같이 바람이 불고 땅에 구멍 뚫어버릴 기세로 비가 오고나면 그 다음날 내가 그토록 원하던 뒷산을 볼 수 있다. 깨끗한 하늘 몽실몽실 구름 앞산 뒷산이 조화롭게 있는 모습을. 


워킹맘이던 주부던 한번쯤은 겪는 힘든 일이 있다. 예를들어 우리 나라 학생들은 불행하게도 대학이라는 원하지 않는 꿈을 가지고 공부라는 것과 씨름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요즘 세대들은 대학정도는 나와야 된다는 인식 속에 살고 있다. 일단 첫 번째 목표가 대학이라고 잡아보자. 대학을 가기위해서 학생들은 공부를 한다. 수능을 볼 생각에 앞이 캄캄할 것이다. 주변에선 누가 어디 대학을 갔네, 걔는 점수가 몇이라더라, 이번에 내신 제대로 못하면 인 서울 못한다, 어쩌구 저쩌구. 거기다 부모님 까지 너무나도 과한 관심을 준다. 쉴 틈도 없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겠나. 수능이 다가올 때 즈음에는 며칠 남았다면서 남은 날 수까지 세어가며 공부한다. 수능을 보는 날, 아이들은 전력을 다해 싸운다. 여기까지 끝이면 다행이게, 실기도 있고 논술도 준비한다. 그렇게 악착같이 해서 원하는 대학을 가는 학생들이 있다. 만약 열심히 했지만 재수를 해야 되는 경우는 조금 더 힘들 테지만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 분명 배울 것이다.

 악착같이 해낸 친구들을 보면 얼마나 대견한가? 그냥 똑똑해서 가는 경우는 절대 없다. 이루기 위해선 정말 열심히 해야 된다. 똑똑하다고 자만하다간 결국 저~밑으로 분명 뚝 떨어진다. 자기를 단련하고 자신에게 냉정하게 대한 학생들만이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미세먼지에 가려져있던 뒷산을 보기위해 몇날며칠을 꾹 참았다. 마지막 까지 전력을 다해서 비가 오던 바람이 불던 간에 참고 내갈길 간 거다. 그 후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이 짜릿하다. 그 들은 뒷산의 존재를 이미 깨달았기 때문에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뒷산의 존재를 믿고 더 잘 해쳐나갈 용기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워킹맘은 일하다 보면 힘든 일 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시간적 제약이 많다. 내가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회식을 하고 싶어도 당연히 못한다. 아이로 인해서 당연하게도 못하는 것들이 넘쳐난다. 그러면 당연히 눈치가 보인다. 단합을 위한 자리를 못가면 다음날 나만 왕따된 기분이다. 괜히 쑥덕 쑥덕 대는 소리들이 내 이야기 인 것만 같다.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일도 잘 안 된다. 어쩔 때는 아이 때문에 정신이 없어 실수를 하면 상사에게 무진장 깨진다. 결국,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뭘 위해서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별별 생각을 다한다.


 나는 일 특성상 남들보다 출근이 늦고 퇴근도 늦다. 예전엔 아이를 찾으러 가야되는 시간이 다가오면 집중을 못했다. 세미나도 참석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다. 아니, 차이라고 말 할 수 없게 완전 다른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못하면 사람은 상실, 우울, 별별 감정이 다 생긴다. 그러다보면 ‘퇴사를 해 말아?’부터 별별 걱정을 사서한다. 혼자 얼굴 찌푸리고 나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해낸다. 가정에서는 더하다. 가족들은 뭔 죄인가? 적어도 내가 선택한 길인데 감정적으로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정 힘들면 그냥 주변 선배 워킹맘에게 털어 놓던지 아니면 가족에게 털어 놓아보자. 그러나 선배 워킹맘들 중 분명 “나때는 더했어~” “그 정도가 뭐 힘들다고 그래” “조금만 더 지나봐라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등등 자신들이 더 힘들었던 점을 말 할 수도 있다. 가족들은 들은 척도 안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터놓고 이야기 할 곳이 있음을 감사해보자.

 나의 힘든 상황을 나 혼자 끌어안고 간다면 우울증이란 인생동반자가 생길 수도 있다. 털어 놓을 때는 그저 “그래, 너 정말 힘들구나.”라는 말 한마디를 바랬을 테지만 사람들은 그닥 당신의 일에 관심이 없다. 자기가 힘들었던 일이 중시된다.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토닥거려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내이야기만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안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에게 말할 때는 그들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공감해주면 된다. 그렇게 공감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나에게도 위로가 된다.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하고 표현 하는 게 필요하다. 그들이 잘 아는 체하고 자신의 경험을 줄줄 한다는 것은 그들은 이미 뒷산의 존재를 경험 했기에 그런 말들을 할 수 있다.

 나도 정말 아이들 문제로 꽉 막힌 듯 답답했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워킹맘들이라면 아이들 문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내 직장에는 전부 워킹맘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이야기를 한다. 걱정거리와 별별 아이들 자랑을 해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물론 다들 힘든 점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가면서 조금의 스트레스를 푼다. 이마저도 이야길 할 곳이 없어서 끙끙 거리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렇게 마음고생을 해도 언제가 다 괜찮아 질 것이라는 믿음이 마음 한켠에 있기에 또 한번더 열심히 일하려는 다짐이 생긴다. 아무리 지금상황이 힘들다 하더라도 결국 행복해 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의 고민들 정도는 헤쳐 나가보자. 뒷산을 보기위한 여정이라 생각하고.

   

 월간 윤종신 ‘지친하루’ 라는 노래는 운전할 때 한번 씩 듣는 노래인데 지금의 내 상황에 꼭 맞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워킹맘이라는 꿈을 가지고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치고 힘든 경우는 당연히 생긴다. 나만의 강단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헤쳐 나가면된다. 모르겠으면 찾아보려는 시도라도 해보자. 가만히 앉아서 그냥 힘든 상황에 내 몸을 맡기고 가만히 있기엔 우리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 뒷산은 분명히 존재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리에 항상 있다. 그 믿음으로 하나씩 해쳐 나가면 된다. 지금 잠깐 힘든 것은 우리에게 더 멋진 풍경을 선사해주기 위한 잠깐의 정체기라 생각하고 조금씩 나아가보자. 당신은 깨끗한 하늘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뒷산을 마음에 담을 자격이 있는 엄마이다. 힘든 일이 연속인 일상에 지친다면 잠심 쉬어가도 된다. 몇날며칠 내 인생에 미세먼지 투성 이여도 된다. 분명 비는 온다. 분명 바람은 분다.



-거기까지라고 누군가 툭 한마디 던지면 그렇지 하고 포길 할 것 같아

 잘 한거라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발걸음은 잠시 쉬고 싶은 걸

 하지만 그럴 수 없어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마 상관하지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택할 이곳이 나의길 

 부러운 친구의 여유에 질투하지는 마 순서가 조금 다른 것 뿐

 딱 한잔만큼의 눈물만

 뒤끝 없는 푸념들로 버텨줄래 그날이 올때까지

 믿어준대로 해왔던 대로- 윤종신,곽진언,김필 ‘지친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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