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irway to Heaven
오늘 아침, 헬스클럽에서 마주한 한 풍경이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소위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운동 기구 위에서 땀 흘리는 한 청년의 뒷모습이었습니다. 이 기구의 명칭은 Step mill 인데, 흔히 '천국의 계단'으로 부릅니다.
기구의 이름과는 달리, 그의 온몸은 마치 거친 파도와 싸우듯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죠. 매 계단을 오를 때마다 힘겹게 내쉬는 숨소리,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에서 저는 '천국'이라는 단어의 묘한 역설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차라리 지옥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천국의 계단' 앞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껴보셨을 겁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허벅지는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이 고통의 끝에 '천국'이 있을지 의심하곤 하죠. 어쩌면 그 청년의 마음속에도 같은 질문이 끊임없이 오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이 계단의 끝에 과연 천국은 있을까? 그에게 있어서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록 음악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명곡으로 손꼽히는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There's a lady who's sure all that glitters is gold
반짝이는 건 뭐든 다 금으로만 아는 한 여인이 있어요
And she's buying the stairway to heaven
그리고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 하지요
When she gets there she knows, if the stores are all closed
그녀가 아는 곳에 다다라, 모든 가게가 닫혀있다 하더라도
With a word she can get what she came for
말 한마디로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리
가사 속 여인은 반짝이는 것, 즉 물질적인 부와 성공이 자신을 '천국'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심지어 그 천국에 도착했을 때 모든 상점이 닫혀 있어도, 그녀는 '말 한마디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죠. 이는 마치 우리가 살아가면서 종종 마주하는 환상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돈, 명예, 완벽한 몸매, 이상적인 관계 등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을 소유하면 비로소 행복해지고 '천국'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천국'을 사기 위해, 혹은 그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천국은 무엇일까요? 이 가사를 보고 있자니 롤링 스톤즈의 "Sympathy for the Devil" 가사도 함께 떠오릅니다. 악마가 유혹하는 것처럼, 때로는 우리가 좇는 환상들이 우리를 진정한 행복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이 아닐 수도 있고, 돈으로 살 수 있는 천국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진실이요.
헬스클럽의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그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문득 이런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흔히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승진하면, 아이들이 잘 자라면, 돈을 많이 벌면 비로소 편안하고 행복한 '천국'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며 미래의 '천국'만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계단을 오르며 걷는 바로 그 순간이 천국이 되지 못한다면, 그 어떤 미래의 천국도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도 쉽게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온 우주를 헤매고 있습니다. 몸은 지금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온갖 생각과 걱정, 욕망에 사로잡혀 '지금'을 온전히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천국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현실을 지옥처럼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천국'에 가 있으니,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은 천국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바로 지금 여기'에 매어놓지 않으면 천국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헬스클럽에서 힘겹게 계단을 오를 때, 그 고통스러운 순간이 과연 무의미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땀방울 하나하나가 우리의 몸을 변화시키고,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그 고통 속에서 인내심을 배우고,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중한 경험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웃는 순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느껴지는 온기, 햇살이 창가를 비추는 고요한 아침... 이 모든 소박한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작은 천국들입니다.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을 좇느라 '지금 여기'의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천국의 계단'을 오르던 그 청년의 매 순간이 부디 그에게 천국이었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비록 육체는 고통스러웠을지언정, 그의 마음만큼은 '지금 여기'에 머물러 그 모든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였기를 말입니다.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몸이 변화하고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겼기를 희망합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크고 거창한 '천국'을 찾아 헤매기보다,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통스러운 순간도, 기쁨으로 가득 찬 순간도, 그 모든 것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루는 아름다운 조각들입니다.
이 아침, 헬스클럽에서 만난 한 청년과 '천국의 계단'이라는 기구는 제게 '천국'과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오늘 하루,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순간들이 '지금 여기'에서 온전히 경험되는 작은 천국들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마음을 '바로 지금 여기'에 굳게 붙들어 매는 연습을 통해, 우리는 이미 '천국' 속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