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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손 Jun 03. 2022

강한 자존심을 강한 자존감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내가 싫어하는 사람

오랜 친구와 오늘 그런 이야기를 했다. 관계유지의 핵심은 내려놓음이라고. 알고 지내면서 상처받거나 속이 상하거나 의견이 충돌하는 일은 피할 수 없지만 자존심을 내세우고 싶은 맘을 내려놓고 버틴 덕에 더 소중한 것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얼마 전에 만난 친구와도 비슷한 맥락의 대화를 나눴다. 자존심이 세지 않은 건 우리 둘의 장점이라고. 연인에게든 친구에게든 직언을(때로는 폭언에 가까운) 망설이지 않는 성향이지만 우리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느낄 땐 '내 말과 행동 정말 구렸다'며 변명없이 사과한다고. 이런 진솔함 덕분에 꽤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 같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별개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나약한 모습, 못난 모습도 직면할  아는 사람이 자존감을 건강하게 지탱한다고 믿는 쪽이다.  자존심 때문에 누군가를 불편한 상황에 방치하는 것도 싫어서 용서와 망각도 빠른 편이다.


혹자는  공감 능력이 좋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오히려 자존심을 고수하는  부질없다고 판단해서 그렇다.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으며  본질과는 무관한 상상  자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소중한  포기해버리는  무척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저당 잡히는 것도. 그래서 남는  뭔데? 인생 뽕뽑자가  모톤데 자존심만 지켜서는  뽑아 먹을  없다.


이처럼 용서와 이해가 빠른 호구지만 결국 소원해진 사이도 있다. 공교롭게도 그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똥존심의 소유자라는 . 하찮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남을 할퀴고 자기 흠에는  감아버리는 부류라는 . 다행인건지 나만 싫어한 상대는   명도 없었다. 다만 내가 기침처럼 숨기지 못할 . 주변 사람들 항마력 딸리게 하는  타고난 재주를 가진 자들.


할퀸 상대가 나든, 다른 이이든 그런 부류는   뜨고 참을 수가 없어서    갈기거나 아예 인생에서 없던 취급해야 직성에 풀린다.   진짜 구리고  행동 최악인데 정신승리 하지말라는 말을 못하고 끝맺음 해서 아쉬운 인연도 있다. 길에서 마주치면 어깨라도 붙잡고 폭언 쏟은  손에 극사실적인 거울 쥐어 주고 집에 보내고 싶은데 인연이  이상 닿지 않아 서운하다.


인생은 둥글게 둥글게 라는 스탠스 꽤 괜찮은 것 같은데, 그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한 남들의 노력을 짓밟는 행동은 용인해선 안될 것 같다. 소중한 이들과 둥글게 둥글 게 뒹굴 대다가 킹받게 하는 애들은 뭉겨버려야지. 관용이고 여유고 나발이고 그런 거 받을 자격 없는 이도 있다. 나날이 성격이 더러워지는 것 같아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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