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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손 Aug 04. 2017

그 많던 어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른을 찾습니다


@영화 굿 윌 헌팅 스틸컷

언제부턴가 '어른'이란 지위에 소명은 빠지고 권위만 남아있는 것 같다. 몇 해 더 일찍 태어났다고, 사회생활을 먼저 했단 이유만으로 아랫사람들을 평가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관록에서 우러난 지혜를 베푸는 아량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늘 험한 꼴을 당했다. 상대방은 인생 선배랍시고 내게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부었다. 솔직히 우스웠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와 생활해본 적도 없으면서 전화 통화 잠깐 한 걸로 나를 재단하는 게. 내가 만약 그와 동일한 지위를 가졌더라면, 내 직함이 '인턴'이 아니었더라면 당하지 않았을 모욕이었기에 더욱 화가 났다.

다행스럽게도 내 가까이의 진짜 '어른'이 손을 내밀었다. 그분은 내가 모멸감에 빠지지 않게, 웃을 수 있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마음의 짐을 나눠가져갔다. 그 관용과 여유를 보며 나도 저렇게 나이 먹겠노라 수백 번 다짐한다.  

가짜 어른은 모른다. 존경을 강요하는 행위가 자신을 더 초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상대를 재단하는 만큼 자신도 재단당하는 것을. 그 모든 언행이 자충수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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