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손 Aug 25. 2017

졸업

타인의 순간을 내 것처럼 아끼고


@영화 졸업 스크린샷


친한 동생이 오늘 졸업했다. 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입은 동생 옆엔 동생의 남자친구가 사랑스럽단 눈빛으로 서 있다. 정말 예쁜 풍경이다.

문득 2년 반 전의 내 졸업식이 떠올랐다. 삐뚤어진 내 학사모를 매번 바로잡아주고 졸졸 따라다니며 사진기사를 자처했던 그 사람. 철없던 난 그 사람이 건넨 꽃다발이 못났다고 투덜댔다.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봐줬다 당신은.

졸업식 이후 처음 맞이한 기념일에 그 사람은 편지를 건넸다. 편지엔 졸업식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 사람은 내 삶의 중대한 국면을 함께 맞이할 수 있어 기쁘고 벅차다 말했다. 캠퍼스란 울타리에서 사회로 나오는 의식을 치르는 내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뿌듯하다 말했다. 타인의 순간을 자기 일마냥 아끼고 애틋해하는 것. 진정 사랑하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이제 제법 가을냄새가 난다. 너도, 나도 서로 없는 삶에 익숙해지며 새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처럼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기억에 잠깐 잠겼다가도.

내 졸업식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누굴 만나도 사랑받을거야.



https://youtu.be/Wj44Wjf1ZNA


사랑은 고장나버린 시계처럼 멈추었고
누구라도 이별 앞에서 손을 쓸수가 없지
그대와 나 바라보며
그대와 나 울었지
그대와 나 바라보며
같지않은 길을가네

Bye bye
Bye bye
Bye bye
Bye bye

차가운 바람 어두운 하늘
빛나지 않는 별들 사이로
흩어져가네 멀어져가네
보이지않게 사라져가네
잊혀져가네

매거진의 이전글 그 많던 어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