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비를 하고픈 청년의 욕망이 왜 손가락질 받아야 하나
스타벅스에서 카페인에 의존하며 일을 하다가 옆자리 중년 남성의 말에 몹시 심기가 불편해진 적이 있다. 일주일 전의 일이다. 내 옆 테이블에 10여명의 중년 남녀들이 앉아서 커피를 주문했다. 화기애애해 보였다. 멀리 계시는 엄마 아빠 생각도 살짝 났다. 인원이 인원인지라 조금 시끄러워질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자리가 너무 가까웠던 게 화근이었다. 한 여성분이 옆자리 남성에게 “이 스타벅스 참 크고 좋네요”라고 말했는데 아저씨가 “스타벅스 없어져야해!”라고 선언하듯 말한 것이다. 처음엔 본인이나 지인이 작은 카페를 운영해서 괜한 억하심정으로 그런 말을 했으려니 싶었다.
하지만 그는 내 예상과 다른 논리를 펼쳤다. 그는 “젊은 애들이 여기서 돈이나 펑펑 쓰고 말이야. 지들 돈도 아니면서”라고 말하며 나를 힐끗 쳐다보는 게 아닌가. 말 그대로 이름 모를 아저씨의 열폭에 진은혜등 터진 격이었다. 가뜩이나 쥐꼬리만한 돈 벌어보겠다고 매일 밤늦게 글 편집하다 잠 드는데, 왜 내 돈 주고 산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그의 비난대상이 되어야하는지 1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성화인 세상에서, 왜 남의 눈치를 봐가며 내 지갑을 열어야 하는가. 내가 맥심 말고 스타벅스 커피 먹는 게 그렇게 아니꼬웠나.
보다 좋은 소비를 하고 싶은 청년의 욕망이 왜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걸까. 나는 내 욕망을 깎아 내릴 생각이 추호도 없다. 헬조선이란 볼멘소리가 듣기 싫다면 이 땅에서 꺼지라고 말할게 아니라 더 이상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함께 대책을 강구하는 게 논리적인 도출법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