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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Right Hands Apr 25. 2018

국제개발협력 진로, 막연히 고민하고 있다면

"제 전공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나요?" 질문이 막연해도 응원합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정보는 늘어난 것 같지만, 여전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양질의 진로 정보(또는 후기)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나도 이 분야의 진로 정보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다들 어찌어찌 정보를 얻어서 꾸역꾸역 공부하고 경력쌓아서 지금 이 분야에 들어와 있다.  내 옆에서 한참 서류와 씨름하고 있는 동료 직원도 그랬고, 저 앞에서 엑셀 파일을 보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상사도 그랬다. 


그 고민이 얼마나 막막하고 고민스러운지 알기 때문에, 우리 단체는 단체차원에서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진로특강이나 상담프로그램을 종종 진행하고 있다. 예전엔 주로 인문계 학생들의 진로상담 요청이 많았는데, 요즘엔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개발협력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에게 필요한 진로 정보는 그만큼 충분해지지 못한 것 같고, 여전히 국제개발협력 분야 '진로 정보에 대한 목마름'에 허덕이는 학생들이 많은 듯.


상담 메일이나 교육때 질문을 받아보면, 국제개발협력 분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질문은 대부분 매우 '막연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질문의 형태도 거의 비슷하다. 보통 자신들의 전공을 말하고, 무슨일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물론, 이는 매우 당연하다. 가지고 있는 정보가 부족하니 질문을 구체적으로 할 수 없는 거다.) 막연한 질문이지만, 이렇게 질문을 하기까지 상당한 고민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 태도가 좋아보이고, 그 막연한 고민이 좋아보여서 최대한 자세히 답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질문과 답변 내용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질문도 답변내용도 구체적이지 못하지만, 유사한 진로 고민을 하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답변 내용을 참고하면 좋겠다.





국제개발협력 관련하여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졸업예정자입니다. 
0000학부/과 출신으로 제가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기관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1. 국제개발협력 이해관계자 구성에 대해 이해할 것


국제개발협력 분야 진로에 대해 말하려면, 이 분야를 구성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국제개발협력'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포함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 중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고 싶은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국제개발사업이 진행될 때, 사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사업에 참여한다. 코이카, NGO, 정부부처(공무원), 수출입은행, 현지협력단체, 기업, 대학, 현지 정부, 농업전문가, 의사, 앱개발자, 통계학자, 교사, 약사 등등.. 과장 조금 보태서, 사실 어떤 직업군으로 진로를 결정해도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어떤 포지션에서 일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범위를 좁히는 데에 도움이 된다.




2. Generalist와 Specialist 중 어떤 포지션 선호?


당신이 둘 중 어떤 분야로의 진로에 관심이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료기술 발달이 부족하여 소아 심장수술을 하기 어려운 어떤 저개발국가가 있다고 하자.

NGO는 상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 상황을 해결/완화하기 위한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 그리고 이 계획에 참여할 의료진을 찾는다. 참여할 의료진을 찾고, 사업계획을 짜서 이를 NGO 자비로 사업 진행하거나, 아니면 코이카/정부/기업 사회공헌팀 등의 펀딩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경우 NGO는 사업 기획, 제안서 작성, 펀딩 요청, 사업 진행 및 예산 집행, 정산 등 과정 모두를 총괄하는 Generalist로서의 역할을 한다. 함께 참여하는 의료진은 확실히 Specialist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두 포지션 모두 사업 구성에 반드시 필요하다. 

Generalist로서의 위치에 있고 싶다면 사업 구성과 진행, 기획, 평가, 현지상황 파악 등 전 과정에 대해 상당한 이해와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Specialist로서의 위치에 있고 싶다면 해당분야 (이 예에서는 의사나 간호사)로서의 자격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 다른 예로, 병원이 부족하고 의료진이 부족한 나라가 있다. 제대로 된 병원은 멀리 도시에 하나 뿐이라서, 시골에 사는 가난한 사람은 돈도 없고 멀고.. 병원을 안가고 병을 키우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문제가 있다. 몸이 아프니 일도 어려워 안그래도 가난한데 수입이 더 떨어진다.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병환 부위의 사진을 찍는 것 만으로 질병을 어느정도 진단하고 병원에 가야한다고 알려주는 어플을 개발해서 동네 보건소에 배치하는 사업을 하려고 한다. 이 앱은 제너럴리스트가 못만든다. 반드시 스페셜리스트가 있어야 한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보통 generalist는 개발 사업 전체를 보는 시각과 관리 능력이, specialist는 해당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과 공신력있는 자격이 필요하다. 이공계 지원자들은 아무래도(결코 절대적이지 않지만) specialist로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전공을 살리는 경우다. Specialist의 경우 대체로 (전부는 아니지만) 전문성을 쌓고 자격을 취득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분야에 따라서 상위 학위 과정을 밟는 경우도 많다.




3. 관심분야에 대한 offer 요건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


완전히 딱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관련 분야 또는 유사 분야에 대한 모집공고들을 확인해보면 이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조건이 대충 어떻구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가적으로,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외교부의 국제기구 취업정보 사이트도 그 중 하나인데, 여기엔 분야별 공석공고나 모집공고가 종종 올라온다. 사실 학부생 단계에서 바로 지원하기에는 요건이 좀 높은 편이지만, 모집 요건을 확인해보면 이 직업군에 지원하기 위해 내가 뭘 갖춰야 하고,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알기 좋다. 

[국제기구 분야별 공석정보:  http://unrecruit.mofa.go.kr/vacancy/sph_vacancy.jsp]


관심사(또는 전공)에 따라 분야별 모집공고에서 과학기술이나 공학, 환경, 통계 등등의 카테고리를 한 번 살펴보길 추천한다. 꼭 본인의 전공으로 좁혀 볼 필요는 없으니 두루두루 보고 해당 요건들을 확인하라. 하나의 백그라운드로 시도해볼 수 있는 길이 여럿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모집요강의 주요 요건에 맞춰서 지원해볼 수 있는지 생각 하다 보면 다음 스텝을 어디로 밟아야 하는지 생각이 정리될 수 있다.




4. 국제개발협력 진로특강/인턴십


사실,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따로 정해진 진로 루트는 없다. 기존 선배 길을 그대로 따라 오는 사람들도 있고, 길을 만들어서 뚫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고.. 가지각색이다; 


그래도 이 분야 선배들의 경험이 궁금하거나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경우 관련 특강 등을 찾아보거나 각 단체의 활동이나 사업에 봉사나 인턴 등으로 참여해서 '대체 이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가'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업계 사람들과 네트워크가 생길 수도 있다. 


열정과 관심이 가득한 업계 지망자를 반기는 것은 모든 단체가 같을 테니, 다양한 자리에 찾아가 보고, 경험하고, 시도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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