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Right Hands Feb 01. 2017

후원자와 함께 베트남으로 떠나다

베트남 사업장 방문기!


여행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여행 이후에 얻어지는 결과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행을 할 때는 주로 더 많이 얻고자 합니다. 

하나라도 더 맛있는 것을 먹어보고, 

하나라도 더 사야 하고,

하나라도 더 보아야 하는. 


그러나  하나라도 더 주어야 하는 여행도 있습니다. 자신의 돈을 쓰며 '주고자' 가는 여행! 

지난해 12월, 연령대도 다양하고 직업도 다양한 후원자 7분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사업장을 다녀온 여행이 바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후원자와 함께 사업장을 방문하는 일은 많은 시간을 쏟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일자별로 / 시간별로 어떤 활동을 할지 구상하기, 

숙소의 위치와 컨디션이 좋은지 확인하며 준비하기,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 알아보기, 

이동 차량 수배하기, 

통역 준비, 

현지 사업장에서 방문하게 될 장소와 관계자 섭외,

사전 가이드북 제작 등등.. 

이 정도의 업무를 하고 있을 때쯤엔, 내가 여행사 직원인지 국제개발 NGO 실무자인지 모를 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빠지곤 합니다. 


많은 준비 끝에 베트남에서 후원자 분들을 맞이하여 함께 사업장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도심에서 2시간을 꼬박 달려 사업장인 '푸슨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사업장에서는 현지 가정집을 방문하여, 후원하고 있는 가정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였고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시골 마을의 현지 전통음식도 먹어보고, 땡볕에 수혜 가정의 화장실 공사를 도와주기 위해 시멘트 바구니를 나르는 일도 함께 하였습니다. 


이튿날에는 마을의 초등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베트남 출장을 갈 때 마다 방문하였던 학교였습니다. 이전 방문 때는 쑥스러워 그런지 관심이 없었는지 가까이 다가오거나 큰소리로 인사해주는 아이들이 없었는데, 후원자들과 함께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의 밝은 환대에 다른 학교에 온 것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의 환대에 후원자 분들이 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실무자로서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 해지며, 현지 직원과 함께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의 환대를 받으면 들어선 학교에서, 

후원자 분들은 학생들과 함께 운동회도 하고, 이번에 새롭게 지원한 도서실도 꾸미며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들의 재롱잔치. 

학생들은 멋지게 옷까지 차려입고 노래에 맞춰 율동도 하고 우리나라 초등학생들과 비슷한 부채춤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후원자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이지만, 

멀리서 온 손님들을 위해 아이들이 매일 같이 연습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해지도 하였습니다. 



두 달 가까이 준비했던 총 4박 6일간의 베트남 일정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함께 하였던 후원자 분들 중 한 분은 자신이 입기 위해 가져온 옷을 그 자리에서 선물하여 주었고, 

또 다른 분은 한국에서 더 많은 선물을 가져오지 못해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자신의 돈을 지불하고 여행을 와서 하나라도 더 주고자 하였던 후원자 분들과의 여행은, 

'그간 하였던 많은 준비가 이 분들의 참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였구나'라는 생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매번 컴퓨터에 앉아 현장의 이야기를 듣던 실무자에게 현장의 모습은 어쩌면 그저 업무의 연장선 상의 어딘가 일 수도 있겠지만, 후원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현장의 모습은 그보다 훨씬 더 설레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곳이었습니다. 가끔 실무자에게도 후원자의 마음으로 현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제개발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이런 현장을 경험해보실 수 있기를! 

말이나 글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세상이 그곳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이전글 국제개발분야 취업시 고려해야할 3 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