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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Right Hands Oct 10. 2017

직장인의 직장생활 이야기

현재 두번째 직장에서 아직도 자아를 찾고 있는 중

첫 직장 첫 설레임

  G단체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설레였던 마음이 아직도 생각난다. 꿈꿔왔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과 세상의 한 구석에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잠 못 이루게 했다. 


 인수인계를 받고, 내 자리가 있고, 내 전화기가 있고, 명함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 출근하는 길이 얼마나 신나고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른다. 그때 난 기안과 결의서를 작성하는 등 모든 일에 서툰, 대학을 갓 졸업한 어리둥절한 사회 새내기였다. 모금회에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도움이 될까 혼자 무척이나 뿌듯해했던 것 같다.(그 때 작성한 계획서를 다시 보면 너무나 부끄러운 것.. 깔끔이라는 것이 없는 사업계획서였다..)



설레임, 넌 대체 어디로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르고, 많이들 이야기하는 3개월, 6개월, 1년의 고비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분명 내가 원하고 꿈꿔왔던 일을 매일같이 하고 있는데 버겁고 힘들었다. 사업 속에 해야하는 일련의 문서작업들이 귀찮고 하찮게 느껴졌다. 왜 이렇게 해야하지? 사업의 현장에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도 나를 힘들게 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애정과 에너지를 쏟고, 그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일들에 감정이 소모되어 내가 고갈되는 느낌도 들었다. 직장 상사와 동료들과의 관계도 힘든 것 중에 하나였다. 어느 곳에나 한명 쯤은 있다는.. 일을 위한 일을 요구하는, 말도 안되는 트집잡는, 없으면 기관이 더 발전할 것 같은 상사가 있었다. 사람이 모이면 말이 생긴다고 자리에 없는 직장 동료의 험담과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과 사람에 치여 힘들 때면 출장지에서 찍은 사진, 출장 이후 만든 결과보고서를 다시 보고 또 보면서 마음을 달랬다.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좋은 선임과의 대화를 통해, 한 해 두 해 연차가 쌓여가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사무실에 앉아서 매일같이 내가 하는 서류작업의 의미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봤다.



 서류작업이 없다면 현장이 있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럴 수 없다. 누군가는 현장의 필요를 사람들에게 전해야하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고, 더 좋은 차년도 사업을 위해서는 평가라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록 더 좋은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 것, 협력과 협업의 시너지도 알게 되었다. 첫 직장은 나에게 굉장히 쓰고 단 경험이었다. 그 당시에는 너무 써서 뱉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경험이라고 확신한다.


다시 첫 마음으로

 미운정 고운정이 든 첫 직장을 뒤로 하고 새로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요즘, 모든게 마냥 행복하고 좋지는 않다. 출퇴근 길은 여전히 멀고 피곤에 지친 직장인 중에 하나가 되어 붐비는 지하철을 오가는 것은 고되기만 하다. 때때로 일이 한번에 몰려오거나, 읽어야하는 이메일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는 받은편지함을 열어보기가 무서울 때도 있다..(받은편지함 16일 때의 무서움............ㅠㅠ 오늘 아침에 16이였음..)



 하지만 새로운 사업은 나를 무척 설레이게 한다. 나는 여전히 가치있고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하게 한다. 현지 사업장을 돌아볼 수 있는 출장날짜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최근 행복 중에 하나이다.(마음이 편해서 그런가 포동포동 살이 찌고 있다.. 정말 많이! 좋은 동료들 플러스 사무실에는 나를 유혹하는 간식들이 항시 대기 중이라는..)


일하는 척 일거리를 찍어보았다 ☞ ☜..


 한창 공부하며 미래를 고민했던 대학교 시절에는 직장인이 되면 공부, 자기계발, 진로에 대한 고민과 이별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난 여전히 자아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일을 하면 할 수록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은 것 같고, 공부해야하는 것들이 쌓여간다. 더 공부해서 전문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많이 든다. 오늘도 나는 개발협력의 수 많은 분야 중 내 전문성은 무엇인지,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공부의 끝은 대체 어디인지.. 고민한다. 퇴근 후 지쳐서 멍하니 있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더 멋진 내가 되기 위해, 연차와 함께 경험과 지식이 풍성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새내기의 마음으로!!!!

 앞으로 핸즈와 내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래본다. 둘 다 쑥쑥 성장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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