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정신과 병원에 다니고 있는 나의 이야기
"요즘 병원 다녀."
"왜? 어디 아파서?"
병원을 다닌다는 나의 말에 친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다.
아마 감기 몸살이나 스트레스성 위염 같은 대답을 예상했으리라. 나는 태연하게 대꾸한다.
"마음이 좀 안 좋아서. 정신과 다녀."
내 입에서 '정신과'라는 단어를 들은 지인들의 표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놀라움이 가장 먼저, 행여나 그것이 나에게 실례가 될까 황급히 억지로 짓는 '그게 뭐 대수냐'는 표정이 그 다음, '그 정도로 힘들어 하는지 몰랐다'는 미안함이 마지막에 떠오른다.
처음에는 내가 정신과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밖으로 꺼내는 것도, 그 사실을 갑작스레 맞닥뜨린 지인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참 까끌까끌한 일이었다. 마치 내가 심각한 사회적 결함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다는 두려움과 '정신과'라는 단어에서 퍼져나오는 회색빛의 무거운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들이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시간들 안에서 나는 참 외롭고 쓸쓸했다. 그 긴 시간들을 지나 나는 말한다. 기침을 하면 이비인후과에 가고, 이가 썩으면 치과에 가는 것처럼 나는 그저 마음이 고장나 정신과 병원에 가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렇게 놀란 표정을 지을 필요도,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그 표정을 애써 감출 필요도 없는 거라고. 그건 정말 별 거 아니라고.
그 별 거 아닌 이야기를 지금부터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