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없는 작은 끄적임
"도와드릴까요?"
입 안에 머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입 밖으로 내던지는 용기가 없다는 것도 너무나도 잘 안다.
무거운 짐을 들고가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께도 말 못하고,
버스 안에 술 취한 진상이 젊은 여자 건드리려고 할 때도 말 못하고,
잘못된 길을 가서 도와달라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도 말 못하고,
입이 달려 있어도
말 못하는 나.
오히려 너무 착한 사람과 너무 못된 사람이
더 꺼내기 쉬운 말 아닐까.
나 같이 착하지도 못되지도 않은 사람은
더 꺼내기 어려운 말 같다.
오늘도 "도와드릴까요?" 연습을 해보지만,
아직도 못 하는 중.
그 말을 하기엔
너무 삭막해진 거 같다.
2018.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