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없는 작은 끄적임
예전에 봤던 뉴스에서 어버이날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선물과 그렇지 않은 선물 통계가 있었는데, 편지가 선호하지 않는 선물 중 1위라는 것이 생각나는 날이다. 그 반대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돈이었다. 어버이날이 되면, 부모님께 뭘 해드릴까 고민해보았지만, 편지 써드리는 것 말고는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사서 붙이는 건 뭔가 특별한 느낌이 없을 거 같아 그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꽃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정물화를 평소 연습하지도 않고 생각지도 않아서 많이 긴장되었다. 그려내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카네이션은 그리기가 어려웠다. 한 20, 30분은 걸렸던 거 같다.
줄기를 먼저 그리고, 꽃을 그려냈다. 줄기 부분이 그리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었다. 꽃잎은 치맛자락처럼 나풀나풀 거리는 느낌의 표현이 필요로 했기 때문에 동그랗게 부분을 나누고 치맛자락 같은 느낌을 더하기 위해 오돌토돌 튀어나오게 네임펜으로 그냥 그려버렸다. 어찌어찌하다, 완성은 되었지만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하다고 편지에 더 신경을 썼지만, 아버지는 별로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았다. 아마 편지 내용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머니는 기쁘게 받아주셨다. 그러나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어버이날이 되면 내 존재가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2018.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