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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닐 Feb 03. 2020

겨울의 사이



그것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

그것은 손 닿으면 죽어가는 눈송이



동해의 바다가 쉼 없이 파도쳤고

그 움직임에

덩달아 들떠하던 당신도 시간에 기대어간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지던 모래들

그 위로

자꾸만 빠져나가는 찰나의 틈을

나는 꼭 쥐고 싶었다.


멈추지 않는 것, 잡히지 않는 것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낮과

아무 이유 없이 온기를 전해주는 밤에 당신이 있었다


아직 철들지 못한 우리는

하얀 설경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지


다가오는 아침이 아쉬운 날에

어느새 뚝뚝 흐르는 것이 돼버리는 눈

그보다 더 흰 살갗을 보고 있자니


둘 중 어느 것도 영원을 말해줄 것 같지 않아


묵묵한 슬픔을 녹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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