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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닐 Jul 13. 2024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에 대한 짧은 감상

다큐멘터리 영화 'Life, Animated.'


Life, Animated.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순수'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다.

순수한 존재나 순수한 마음 같은 것을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다워했고 칭송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순수라는 것은 현실에서 쉽게 취약해진다. 

보통의 기준을 세우고, 다름을 손쉽게 배척하는 세상에서 자주 훼손되고, 위축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사람은 사랑스럽다. 

순수가 남아있는 것을, 그 생소한 광경을 보는 것은 경이롭다. 

나는 이 영화를, 이 청년의 생애 걸쳐 보여주는 순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3살 배기 남짓했던 때에, 아이는 자폐증이라고 진단을 받았다. 

부모의 꺾이지 않는 희망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의미없이 웅얼대는 것 외에는 오래도록 제대로된 언어를 발화하지 않았다. 부모는 여러번 기대했고 낙심했다


아이는 점점 세상과의 연결을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하게 좋아하는 것이 있었는데, 디즈니 만화였다. 


하루는 늘상처럼 아이가 디즈니 만화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침대 주변에 놓여있던 디즈니 만화의 새 캐릭터 인형을 발견한 아버지는, 

한쪽 팔에 그 인형을 씌운채로 

"안녕, 윌터. 너 나를 기억하니?" 하며 윌터에게 말을 걸었고

"당연하지. 우리 알라딘에서 만났었잖아"

라는 문장이 돌아왔다. 

뒤이어, 아버지는 "오늘 기분이 어때?" 라고 물었고

윌터는, "별로 좋지 않지. 나는 친구가 없으니까." 


그것이 아버지와 아이의 첫 대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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