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물론, 텅 비어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가방 안에는 분명히 뭔가 있었다. 책이라든가, 필통이라든가, 그런 것들. 교감은 두터운 눈썹을 치켜올렸고, 나는 즉시 후회했다. 나는 왜 이제까지 미란다 경고라도 숙지한 듯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새앙쥐 끽끽대는 목소리로 그토록 수상쩍은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없어요"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바보 같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고작 13살이었으니까. 지금처럼 도마뱀끼리 악수하듯 미끄럽게 능숙하지 않았다. 그때는 그냥 겁먹은 애였을 뿐이다.
교감이 가방을 비웠다. 책들이 나왔다. 필통도 나왔다. 그게 다였다. 정말 다라고. 이 멍청이. 엉터구리야. 나는 속으로만 악다구니를 질렀다. 밖으로는 한마디도 못했다. 당연하지. 그는 내 가방을 뒤로 뒤집었다. 완전히. 마치 양말 뒤집듯이. 내 소지품들이 떨어졌다. 책상 위로.
그리고 젤리가 떨어졌다.
내가 먹다 남은 점심 젤리였다. 복숭아 맛. 그는 그것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복숭아 모양을 말이다. 표면에는 설탕 결정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설탕이 마약이라도 될까 봐? 진짜로. 교감은 그 젤리를 흘긋 보더니, 설명해보라는 듯이 물었다.
"이건 뭐지."
"그냥 젤리예요."
내가 말했다. 당연하잖아. 젤리는 젤리지, 뭐가 되겠어.
그런데 그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진짜로 안 믿었다. 라이터를 꺼내서 설탕 결정을 불에 녹였다. 나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 젤리가. 내 점심 젤리가 그렇게 불에 타고 있었다. 설탕이 타는 냄새가 났다. 달콤하고 역겨운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