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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딜러 한혜미 Mar 18. 2020

문화예술경영MBA, 복학하다

코로나 덕분에 처음 접해본 화상강의, 입학 전~개강 첫날


드디어 어제, 길고 길었던 2년의 휴학을 마치고 개강 후 첫 수업을 가졌다.


개강은 했으나 학교에는 갈 수 없었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강의(화상강의 또는 미리 녹화한 영상을 제공)를 시행했다. 그렇게 복학 후 나의 첫 수업은 화상강의로 시작했다.


교수님도, 학생들도 처음 접한 유형의 강의였다. 수업 1분 전에 갑자기 강퇴가 되고(=강제 퇴장, 교수님께서 수업 준비 중에 무언가를 잘못 누르셨던 것 같다), 수업 시작 후에는 '안 들려요'를 표정과 몸으로 외치다가 하얀 화면을 보기도 했다. (음성 권한은 교수님께만 있었다)


소리가 안 들리고 화면이 안보이니, 수업이 진행되는 건지 막막하던 차에 서로의 얼굴이 보이는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다들 '나만 안 들리는 건가'라며 눈치를 보던 것 같다. 교수님의 '들려요?' 한마디에, 'X(화면을 바라보며 손으로 엑스 표시)', '안.들.려. or 아.니.요(입모양으로 안 들림을 표시)', '...(고개를 가로지르거나 이어폰을 만지작거리며 안 들림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행동)'을 했다. 웃프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그렇게 교수님도, 학생들도 진땀 흘린 첫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화상강의 수업 중 보게 된 하얀 화면






브런치에 '미술'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이를 나눠보면,

1. 미술로 즐기는 일상: 현재 쓰고 있는 '미술애호가의 일상'이다. 미술을 즐기는, 즐길 예정인,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2. 미술시장 이야기: '아트딜러'가 바라보는 미술시장 이야기다..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부터 그림으로 하는 재테크(아트테크)까지 담고 싶다.


3. 대학원 이야기: 문화예술경영(예술경영)mba를 담은 기록 및 정보글이다. 스스로의 공부를 위해 수업내용도 복습할 예정이다.


특히 마지막 대학원 이야기는 논문을 포함해서 약 1년 정도 남은 학교 생활도 담고 싶다. 지나가면 아쉬울 이야기. 나 역시 입학 전에 검색하며 도움을 받았듯, 혹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도움을 받았다면 그것도 멋질 것 같다. 첫 에피소드를 화상강의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합경 당시 받았던 문자 속 이미지, 아직도 갖고 있다




약 4년 전 이맘때쯤 나는 '대학원에 입학해야겠다'라고 결심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시 나의 직업이 '미술과는 다른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예고, 미대 코스였던 나는 대학 졸업 전 '미술 외에 다른 일은 못하는 건가'라는 의문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1년만 해보자, 싶었던 일이 너무 잘 맞았고 어느덧 분야의 경력을 쌓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문득 불안해졌다. 내가 꿈꾸는 미래 속 내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미술로 돌아갈 예정이고, 당장 직장을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보험'이 필요했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미래의 방향'을 위해서였다.


내가 다니는 대학원은 주로 직장인들이 다녀서 평일 이틀(혹은 평일과 주말 각 하루/ 3월~6월로 평균 16주) 저녁에 수업을 듣는다.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로는, '대학원은 나이 들어서도 갈 수 있는데 왜 한창 버는 지금 가!'였다.


물론 그랬다.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것이 대학원이다. 그러나 내게 더 중요했던 건, 가고 싶을 때 가는 것이었다.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다짐한 후에 가장 노력했던 부분은 '주변의 조언을 듣는 일'이었다. 대학원에 다녔거나 석사학위를 받은 선배, 외국 대학원으로 간 친구, 같은 전공을 했다가 진학을 한 친구 등 여러 의견과 조언을 들으니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학교의 리스트가 추려졌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교수님'이었다. 내 성향과 취지, 조언을 종합해보니 나에겐 누구 아래에서 배울지가 1순위였다. 따라서 '문화예술경영'국내에 도입한 박신의 교수님이 경희대학교에 계셨기에 망설임 없이 이곳에 지원했다. 무조건 갈 거야, 하는 마음으로 이곳에'만' 지원했다.


2016년 9월,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래서였다. 들어간 직후 세상 행복하게 공부했던 건. 다시 내 자리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공부할수록 결국 내가 있을 곳은 이쪽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대학원 입학 후에 '동기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점에서 함께 입학했던 동기들에게  고맙다





대학원에서 수강했던 수업 리스트


< 경희대학교 문화예술경영 대학원 졸업요건 >

1. 전공기초(공통 기초) 과목 및 전공필수(공통 심화) 과목 중 각 3과목을 이수하고 논문 학점(6학점)을 포함하여 최소 36 학점 이상 이수한 자

 ① 전공기초과목 [경영학 연구, 경제학연구, 회계학 연구, 연구조사방법, 경영통계학] 중 3과목 이수

 ② 전공필수 [마케팅 관리론, 조직행동론, 재무관리, 경영정보시스템, 생산운영관리, 문화예술 경영론] 중 3과목 이수

2. 전공시험에 모두 통과한 자



: 문화예술경영은 논문학기 포함 5학기(2년 반)이다. 따라서 한 학기당 4과목/8학점을 수강한다면 학점은 무난히 이수 가능하다. 단, 위에 표시된 '전공기초'와 '전공필수' 과목 이수도 함께 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전공기초 과목 중에선 경제학연구와 연구조사 방법론, 전공필수 과목으로는 문화예술 경영론과 마케팅 관리론을 수강했다. 각 2과목씩 이수했기에, 이번 학기에서는 한 과목씩만 이수하면 되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첫 학기에 가장 많이 이수하는 것은 '경영학 연구'였다. 또 토요일반을 이용하면 약 8주로 짧고 굵게 필수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 전공시험은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에 따라 자격이 주어졌던 2학기에 바로 응시했다. 다행히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이 나와서 무난하게 통과했다. 미리 응시해서 패스한 건 지금 생각해도 참 잘했다.







입학, 그리고 일 년 반 후인 2018년 3월. '잠시'라는 말을 빌려 휴학했다. 주경야독으로 공부했지만 달라진 생활과 주변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다. 더불어 이직 이야기까지 맞물려서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칠 것 같았다.


다시 2년 후인 2020년 3월, 나는 복학했다.

그 사이에 약 580만 원 정도의 등록금을 냈고, 수강 신청을 마쳤으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강의'안내를 학교로부터 문자와 메일로 받다가, 어제 첫 수업을 했다.

(*초기에는 화상강의로 안내를 받았으나, 교수님에 따라 미리 녹화해둔 영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에 비대면 강의로 기재했다)

대학교 때도 안 들어본 강의를, 대학원에 와서 들었다.


한 시간 가까이하는 수업도 있었고, 오리엔테이션으로 짧게 끝난 강의도 있었다. 코로나로 동선과 일상이 단순화되었던 요즘, 오랜만에 새로운 이들을 만나고 공부를 하려니 이 와중에 설레더라.


다시 들어온 미술업계, 그리고 관련 공부들.

이제 딱 9개월 남았다.


일과 학업의 병행,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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