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세상을 본다. 같은 풍경을 두고도 각자의 마음에 담기는 빛깔은 다르다.
젊은 여자는 노인의 느린 걸음을 여유라 여겼다. 하지만 그 느림은 오래 스며든 고독이었다. 반대로 노인은 분주히 달려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 발걸음 뒤에는 기다려주는 이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삶은 이렇게 서로의 빈자리를 부러워하며 이어지는지도 모른다. 여유와 고독, 분주함과 활기, 모두가 번갈아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얼굴이다.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알아차리는 일이다. 남의 자리를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선 자리에서 이미 머금은 것을 돌아보는 일.
이 이야기는 단순한 풍경 속에서 그런 진실을 붙잡고 싶어 쓴 것이다. 같은 창, 같은 빗방울도, 보는 눈에 따라 다른 세계가 된다.
“우리 존재는 생각으로 이루어지고, 생각 위에 세워지며,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다.”
-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