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ause

당신의 삶을 바꿀 10일간의 침묵명상 (3)

수능 금지곡보다 더 무서운 곡과 함께한 Day 2

by Alice in wonderland

Day 2: 오늘의 백그라운드 뮤직:


아직도 내가 이 후진 침대에서 쭈그려자고 있다는게 믿기지도 않는데 새벽 4시 종소리와 함께 눈을 떴습니다. 이제 고작 이틀째네요. 들어온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갈길이 멀어서 아침마다 되게 황망합니다. 매일 아침 명상에서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받아요. 콧구멍에 지긋지긋해졌으니 다행입니다. 둘째날의 가이드라인은 집중할 구역의 확장이었어요.


"아마 몽키(원숭이)처럼 날뛰는 마음을 여러분들은 느꼈을거에요....... 오늘은 집중을 하는 영역을 넓힐겁니다. 코 전체에 집중하는거에요. 이제 콧구멍 만이 아니라 콧구멍 안에있는 콧속 터널까지, 이 삼각형 구역에 집중하며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센세이션(감각)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근데, 이 몽키가 문제였어요. 마구 날뛰는 크레이지한 몽키 얘기라고 마음을 비유하는 바람에 제 마음은 그만 이박사의 몽키매직에 사로잡히고 말았거든요. 이날 하루 종일 저는 "몽키몽키 매직 ~ 몽키매직 ~ 몽키몽키 매직 ~ 몽키매직"이 미친듯이 머리에 울려퍼지는 바람에 콧구멍의 바람이고 나발이고 몽키매직을 멈출수가 없음에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하필이면 몽키매직에 집중을 해버리다니...


코에 집중을 해야하는데 마음이 몽키매직으로 가득차 있으니, 몸도 산만할 수 밖에 없었구요. 다리는 여전히 어떻게 앉아도 금방 저릿저릿해졌고, 허리는 아파왔습니다. 하루종일 아침, 점심 식사 시간만 기다렸어요. 둘째날은 정말이지 힘들었어요. 보람도 없고.


Day 2의 담화:

"첫째날보단 나아졌겠지만, 둘째날도 많이 힘들었을거에요. 아직도 마음은 여기저기를 날뛰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지요. 지혜로운 사람이 야생동물을 길들이고 훈련시키면 그 엄청난 힘이 위험이 되지 않고 사회에 건설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것처럼, 마음도 그러합니다. 이 날뛰는 마음을 그대로 두면 야생 코끼리보다 위험하지만, 이걸 잘 다스려서 쓴다면 그 거대한 힘이 당신을 보좌하기 시작할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야합니다."


둘째 날의 담화는 많은 부분이 불교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이 가르침이 흥미롭게 다가 왔던 것은 불교적 용어를 빼고나면, 그냥 그 모든게 전혀 종교적 색채를 띄지 않고도 말이 되거든요. 깨달음이고 성불이든 어려운 말을 떠나서,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자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부처가 준 가르침은 아주 심플했습니다.


'Abstain from all sinful, unwholesome actions, perform only pious wholesome ones, purify the mind. (나쁘고 온전하지 못한 행동을 하지말며, 선하고 온전한 행동을 하고 마음을 정화하라)'


그리고 이 가르침을 풀면 이러해요.


악한 행동이란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다른 사람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는 모든 행동들이고, 선한 행동은 다른 사람을 돕거나 그들이 평화롭게 하는데 기여하는 행동들 입니다. 그리고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분노, 두려움, 미움같은 부정적인 마음의 동요 없이는 다른 사람을 해하는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이미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치기 전에 자신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거에요. 자기 마음이 이미 지옥에 있으니까요. 같은 이치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하고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려는 마음은 이미 사랑과 연민, 좋은 의도를 지닌 마음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에, 남을 돕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것과 같아요. 이러한 부분들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괜히 원수를 사랑하고, 뺨을 맞으면 다른쪽 뺨을 주라고 한게 아니에요. 원수를 용서하지 못하면 내 마음이 지옥에 있기 때문에 그를 용서해야 하는 것이고,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때 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차기 때문에 그것이 나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거에요.


선하고 올바르고 온전한 언행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마음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의 환경이 우리를 선한 사람으로 남게 도와주지 않는다는 데에 있죠. 세상은 미친x들로 가득하고, 걔들은 나를 돌아버리게 하죠. 우리는 세상을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마스터 하는게 필요합니다. 그걸 도와주는게 명상인거에요. 마음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연습을 하기 위한 준비운동이 호흡을 관찰하는 거인거에요. 호흡을 관찰하면서 코로 나아갔고, 이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sensation (감각)들을 관찰할거에요 - 간지럽다거나, 차갑다거나, 따뜻하다거나 이런 모든 감각들이요. 이런 감각들은 억지로 만들어낼 수 없고, 선택할 수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가라앉는 것을 관찰하는거죠. 우리의 마음은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무언가를 원하거나 부정하는 습관패턴이 있기때문에 현재 이 순간의 몸의 감각들에 관심을 주는 것들은 이런 오래된 습관패턴을 깨게 되는거죠. 지금 현재에 마음을 단단히 두면 필요할땐 과거의 경험을 가져오고, 미래를 좀 더 클리어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이걸 통해 우리는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돼요.


이날 우리가 배운건 불교 용어로 sila (올바른 언행), samadhi (마음을 마스터하는 것)인데, 이렇게만해도 우리는 꽤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컨트롤해서 불순물을 가라앉히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대요. 그래서, 그 불순물들이 올라온 것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게 셋째날에 배우게 될 panna(마음을 정화하는 것)라고 합니다.


셋째날에는 제발 몽키매직이 마음에 울려퍼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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