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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Nov 18. 2015

선장도 목적지도 없는 배

회사의 비전이 왜 중요할까요?

제가 대기업 신입사원연수를 갔을 때 였습니다. 아직 동기들과 친해지기전, 한참 서먹하고 저는 유난히도 도도하게 굴었다고 합니다. 왜 다들 하잖아요, 팀 만들고, 미션받고 미션 수행하고 하는거.. 저희도 그걸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열정'을 표현하는 영상을 찍어오라는 미션이었습니다. 복잡하게 의미부여하기 좋아하는 문과생인 저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열정을 표현하라고? 그러려면 열정이 뭔지 먼저 정의해야지. 음.. 열정이란 뭘까? 어떻게 열정을 정의할 수 있을까?' 라며 나름 생각의 나래를 혼자 조용히 펼치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오면 짜잔하고 논리적으로 얘기하고 팀원들을 설득시켜야지.' 그런데 그 순간, 팀원중 한명이 소리쳤습니다. 


"열정? 야야! 우리 인간피라미드를 쌓자!! 그리고 우와아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는거야! 자자 엎드려봐 빨리!"


 

<당신의 얘기일지 모릅니다. 웃을일이 아니에요...>


예상하신대로 비디오는 그렇게 제작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선장도 목적지도 없는 배, 결국 비전이 없이 돌아가는 회사의 단면을 살짝 맛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다보면서 그런 생각 안해보셨나요?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것은 없다. 항상 옳은 쪽이 이기는게 아니라면 누가 이기는거지? 누가 룰을 만들어 나가는거지?


제 결론은, '결국 옳든 그르든 그게 옳다고 더 강하게 믿는 쪽이 이기는 법이다.
신념이 강한쪽이 이긴다.' 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링크드인은 우주 최강의 좋은 회사가 아닐지도 모릅니다만, 비전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면에서는 꽤 멋진회사입니다. 다른 회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는데가 많이 없으니 저희 회사를 예로 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예전에 제가 회사에 대해 썼던 기록들을 기반으로 글을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2014년 언제가.


정확한 주기는 모르겠는데글로벌오피스에서는 모두 화상으로 CEO를 비롯한 C레벨들과 전체 임직원들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솔직히 우리 부서에서 하는 일도 있고내 하는 일과 바로 연결되는 바는 없어서 가끔 멍때리고 앉아있거나 빼먹는 경우도 있었다그러다가 친한 동료에게 지혜로운 조언을 들었다.


"All hands (전체회의잘 안들어?? 링크드인을 사랑한다면(직역하니 어색하네), 제프(CEO)가 하는 말을 잘 듣고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해. All hands는 그걸 알 수 있는 정말 중요한 기회야꼭 챙겨들어!"


정말 정말 맞는 얘기라고 생각했다(알면서도 안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리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All hands를 들으면서 좋은 깨달음들이 있었다.


전체 회의에서 사람들은 돈에 관한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매출 목표도 있을거고 할당도 다 되었을거다그럼에도 불구하고제프는 대부분의 시간을 링크드인이, 우리가 왜 존재하며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썼다.


<링크드인의 자세한 서비스 설명 생략할게요..>


 모든 서비스들은 우리의 단 하나의프로페셔널들을 위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에 부합한다. 그리고 이 비전을 매출 목표보다 더 중요하게 모두에게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것이다. 링크드인의 서비스(돈버는 구석)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비전)에 따라 일관성있게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중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똑똑하고 동기부여가 되어있는 사람들을 뽑아 놓고,
그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면서 각자의 개성,역량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렇지만, 한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매출 몇 조 하는 회사들이 아직도 비전으로 업계 1, 2025년 매출 10조 부르짖는 걸 볼때마다 안타깝기 짝이없다뭐든 돈되는 건 끌어모아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매출 10조만 만드는데 그 회사 직원들의 소중한 인생과 시간을 쓰고 있는 건가?


<열정에 찬 새로운 직원의 찬양은 생략할게요...>


물론 나는 매니저 레벨이 아니라서 좀 나이브하게 보는게 없지 않지만중요한 건 명확하고 큰 비전을 공유하며 똑똑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만의 방법으로 즐겁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사가 노력하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약빨이 얼마 안가서 제가 또 루즈해질 무렵 또 다른 힛 포인트가 왔습니다.




2015년 1월,


그렇게 길을 잃고 있던 시점내일 트레이닝에서 강의를 해줄 Facilitator들의 링크드인 프로필들을 보다가 자기소개 문구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


"By connecting theworld's professionals with the right opportunities, by helping companies shinea spotlight on what makes them special, and by helping them to attract the bestand brightest talent, we're fundamentally changing the world."


갑자기 기분이 신선해졌다. 링크드인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고 공유하는 비전이지만비전을 상기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task로 정의하는 게 아니라의미로 정의하니까 모든게 달라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하는 일을 task로 보면 같은 일이다. 세일즈는 계속 팔아야할것이고, 고객들은 서로 비슷한 불만들을 할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하는 일을 회사의 큰 비전에 맞춰서 바라보면, 조금 더 많은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쓰고 있고, 우리는 매일 조금씩 그 사람들의 삶의 양상을 바꿔간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하는 일은 매일 새로운 일이며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일이다. 


일상의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여행으로 도망가도어차피 돌아와야하고 그러면  제자리다그래서 현재 삶이나 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일상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일이란게 거기서 거기다그래서 일이 아니라 업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업에서는 비전을 다시 새기면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같다 내가 하는  자체보다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이래서 어떤 조직이든  조직의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있고 동조할  있는 비전이 중요한  싶다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





누가 그러더군요, 월급날이 뽕맞는 날이라고..

한동안 저에게는 회사의 비전을 상기시키는 날들이 뽕맞는 날들이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저때는 보이지 않았던 회사의 단점들도 보이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끝에 나온 훌륭한 회사의 비전이 직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며 그 회사를 사회에 꼭 필요한 회사로, 곧 그 회사를 존속하게 함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회사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나요? 그 비전이 여러분이 믿고 있는 가치와 일치하나요?



PS1.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버는건 아주아주 어렵기 때문에, 돈을 벌고 살아남아 직원들을 부양하는 모든 회사들은 다 굉장한겁니다.


PS 2. 많은 분들이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시고 계신데, 어떤 내용을 기대하시나요? 사실 구독자가 급 늘어나서 당황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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