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ce in wonderland Jan 10. 2020

퇴사자를 대하는 태도

Ex-LinkedIner Alumni 이벤트를 다녀온 소감

지난 년 말, 링크드인의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부서에게 링크드인 쪽지를 하나 받았다. 2020년 초에, 링크드인을 퇴사한 직원들을 (링크드인 졸업생 alumni라는 의미에서 InAlumni라고 부른다) 직업을 찾고 있는 구직자들의 코치로 초청하고 싶다는 메시지였다. 나는 기꺼이 승락을 했고,

어제 야근에 쩌들어서 텁텁한 눈을 하고 이 이벤트에 다녀왔다.



아주 간단한 브리핑 이후, 나는 링크드인 프로필만 몇시간 들여서 고치고 있는 안타까운 분들에게 배정되어이 파워풀한 툴을 어떻게 약아빠지게 사용할 수 있는지 몰래 팁을 드리고 왔다. (이런 내용은 공개 강연으로는 할 수는 없다.)  


다녀봤던 회사 중, 가장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던 회사는 단연코 링크드인은 아니다. 그런데 링크드인은 늘 좋은 (그리고 스마트한) 문화로 나를 감탄하게 한다. 이는 퇴사를 하고 4년이 넘었는데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일단 링크드인을 퇴사한 사람들은 모두 링크드인 내의 LinkedIn Alumni라는 비공개 그룹으로 초대되고, 평생 무료 premium 멤버십이 제공된다. 그리고 회사는 다양한 이벤트로 졸업생들과 연락을 하고 지낸다. 금요일 저녁, 링크드인 오피스에서 ex-Linkediner들을 위한 이벤트가 열리기도하고, 어제처럼 봉사활동에 초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이벤트를 회사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한다. 그리고 그렇게 문화를 중시하는 회사이기때문인지, 링크드인이라는 회사에 근무했던 사람들은 서로 한번도 본적없어도, 지역이 달라도, 한때 링크드인이라는 회사에 근무했던 사람들이라는 소속감 아래 동족이라는 마음을 금방 형성한다.


예컨대, 이런 일이 있었다. 얼마전 우리 회사가 높은 포지션으로 인재를 영입하려고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사람에 관해서는 촉이 좋은편인 나는 그가 아주 스마트함에도 불구 왠지 그가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전에 다녔던 회사 (그 회사에서 했던 일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영입하려던 차였다.)를 검색하고 보니, 그 회사에 같은 지역 오피스, 같은 포지션으로 일하는 사람중에 Ex LinkedIner가 있었다. 그에게 친구 신청을 하고, 정중하게 레퍼런스 체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그는 흔쾌히 오케이했다.


결론은 그는 신뢰할 수 없는 직원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Bad performer를 뽑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이력서에 거짓말을 한 평판이 나쁜 직원을 뽑을 수는 없었다. 나는 한번도 본적없는 그 ex-LinkedIner에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은 스타트업 하나를 살려주었음에 감사를 전했다.



퇴사자를 대하는 태도는 회사들마다 상이하다. 그렇지만 좋은 문화를 가진, 그리고 오래가는 회사일수록 퇴사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퇴사자와는 정을 끊는 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그런면에 비해 링크드인의 퇴사자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행보는 비즈니스적으로 스마트하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신중을 기해 훌륭하다 생각되는 직원들을 뽑아놨다. 그렇게 공들여 뽑아놓은 직원은 아마 회사를 나가서도 다들 한 자리씩은 꿰차고 있을것이다.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는 회사차원에서 그렇게 많은 노력이 들지는 않지만 그들이 가져오는 파워는 링크드인처럼 B2B 솔루션을 팔아 돈을 버는 회사에서 분명 강력할 것이다.


행여 해당직원이 회사에서 안좋은 감정으로 나갔다한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미화하기 마련이라 좋고, 아련하게 '그래, 나쁘지 않았지'라고 남을 것이다. 거기에 가끔 이런 personal touch라는 양념을 뿌려주면 게임끝이다.


많은 회사들이 고객이 자기 제품의 팬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링크드인의 퇴사자들은 다른 회사로가서 링크드인의 팬으로 만들도록 도와주는 링크드인이 심어놓은 스파이이다.

마피아의 컬쳐는 마피아의 총보다 강력하다.


링크드인의 문화 중 1번은 relationship matters이다.

그리고 링크드인을 졸업하고 나면 해쉬태그는 relationship always matters로 바뀐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지금'​ 가장 전통적인 산업으로 가야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