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다 풀어내지는 않았습니다. 현재의 제가 생각하는 바를 더 잘 공유하려면, 과거의 일을 풀어내는게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에서는 현재의 제가 느끼고 있는 생각들을 쓰려고 합니다.
싱가폴에서 지낸 지난 3.5년의 시간들을 저는 크게 3단계로 나눌수가 있어요.
0 ~ 1년: 가난한 꿈돌이 시절
좌충우돌, 모든게 신기하고 꿈과 희망에 가득차 있지만, 현실은 어려웠고 서바이벌을 목적으로 했던 때에요. 싱가폴에서 취업하기가 이 시점의 메인이 되는 일들이에요.
1년 - 2.5년: 배부른 신데렐라 시절
헤드헌팅을 하면서 제가 꽤 잘했었다고 썼었나요? 회사 입장에서는 경력도 없는 저를 뽑는 것이 배팅이었기 때문에, 기본급 200만원으로 입사를 했지만, 2년 후 퇴사 시점에는 연봉 억대를 받았었어요. 오히려 제가 번 돈이 제가 받기에 합당한 돈인가 고민을 많이 했었죠. 거기에 더해진 것이, "난 가진건 돈과 시간 밖에 없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건 앨리스와 돈밖에 없어."라고 말했던 전남친입니다. 흠.. 어느정도의 부자로 묘사를 하면 될까요. 지병이 있는애도 아닌데, 싱가폴에서 개인주치의가 있었어요. 제가 살면서 해본적 없었던 많은 경험들을 이때 하게 됩니다. (이때 제가 럭셔리 블로거를 했다면, 브런치에 글쓰는 것보다 더 유명해졌을텐데요..)
2.5년 - 현재: 그런데 행복하지 않아 시절
그런데 행복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직장이 문젠가하고 좀 더 실력을 쌓기위한 직장을 가자고 생각하고 직장도 옮기고(직장 옮길때 평범한 연봉으로 옮겼습니다), 아마 진짜 사랑이 아닌가보다 하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다른 사람도 만났구요. 물론 아주 신나는 순간도 있고, 짜증나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마음에는 뭔가 더 있을것 같다는 갈증이 계속해서 있었어요. 저는 요새 이 갈증에 대해, 그리고 성취와 만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수저 별거아닙니다. 부자들이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이 아님을, 그들 삶에 나름의 고충이 있음을 어설프게 나마 경험을 했거든요. 그렇다고 가난이 좋다는 건 아니구요. 어떤 사람들은 꿈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런데 꿈도 돈과 비슷합니다. 갖지 못했을 때 그것은 가치가 되고 우리의 목표, 원동력이 됩니다. 그렇지만 막상 손에 들어오면 잠깐의 기쁨과 기쁨 뒤의 허무함을 같이 주죠. 결국 또다른 목표를 찾아야만하고 금붕어 같이 그 사이클을 반복할겁니다. 이 사이클은 언제 끝날까요?
오쇼라고 제가 좋아하는 영적스승이 있습니다. 그 분은 이렇게 말해요. '석가모니가 득도할 수 있었던 것은 석가모니가 왕자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왕자로 태어나서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고 나니, 물질적으로 더 가질 수 있는 것이 없는데도 느끼는 공허함 때문에 석가모니는 물질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세계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제 과거의 경험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진짜 고민해야할 문제들을 고민할 준비가 되었거든요.
그리하여, 제가 요새 생각한 이론을 여기에 소개할까합니다. 아주 간단한거에요.
<한국어로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재산, 명예를 기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5가지 습관 이딴거 말구요)
제가 관찰했을 때는, 그 사람들은 Huge Ego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중요성을 인식합니다. 자기가 중요한 사람인 것을 알고 있지요. 다만, 자기가 굉장한 사람인 것 만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굉장하다는 것을 믿지 않지만요. 그리고 자신감 넘쳐요. 왜냐면 그 자신감들은 자기가 이루어놓은 성취를 기반으로 한 자신감이니까요. 그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합니다. 아마 자기가 앞서나가고 있는 동안에는 계속 행복할거에요. 그 사람들을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그 사람들의 커다란 Ego죠. 그리고 많은 경우 이 Ego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기반으로 해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의 Ego는 절대 채워질 수 없습니다. 절대 만족할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기 때문이에요. 갈증은 계속될겁니다.
그래서 있죠, 성취에 목마르고 그걸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 관계에서 만족하지 못하는걸 많이 봤습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한 성공욕과 더 많은 이성과 교류하고 싶은 성욕은 그 성질이 비슷한데, 그건 이 두 욕구가 모두 Big ego에서 비롯된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왔기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Big Ego를 가진 사람들은 완전한 의미에서의 행복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 사람들에게 행복은 미래에 존재하고, 혹은 성취를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존재하거든요. 유감스럽게도 이런 사람들은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을 장려하고 모두들 그렇게 되고 싶어합니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사람들이 목적을 이루는 순간 끝나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반면 반대편에는 Secured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존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인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다소 조용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제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왜냐면 요란한 사람들과 저는 잘 맞았거든요. 제 Ego도 보통 큰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제 현재 남자친구가 이쪽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엄청 싸웠었어요. 쉽게 인정하기 어려웠지만, 제가 없어도 이 사람은 행복할 것이라는게 제 ego에 상처를 줬거든요. 그렇다고 이쪽 사람들이 아무런 성취욕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에 만족하는 습관'이 몸에 벤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핵심은 뭐냐면요, 진짜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꿈을 갖는 일,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Ego가 큰 사람들에게 성취를 저는 Ego feeding (ego에게 먹이를 주는일)이라고 불러요. 성취는 잠시 아주 신나지만, 곧 롤러코스터처럼 훅 하고 떨어져서 내 상태를 불행하게 만들어요. 그러면 저는 제 삶에 문제가 뭐가 있는지를 재검토하게되고 다음에 뭘해야 할지 목표를 세우게 되는거에요.
행복에는 조건이 없어요. 행복은 지금 행복하거나, 아니면 아예 행복하지 않은겁니다. (Now or Never에요)
'내가 취업만 하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다시 불행해질거에요. 왜냐면 그 행복은 취업을 전제로 미래에 약속한 행복이거든요. 그런건 금방 꺼지는 불량식품같은겁니다. 진짜 행복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어요. 그렇다고 취업/이직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취업/이직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에게는 엄청난 선택권이 있다는 거에요. 현 상황과는 별도로 행복한 마음으로 지원을 할지, 화를 내고 나 자신을 혹은 누군가를 원망하며 불행한 상태로 지원을 할지. 자꾸 직업 얘기만 하는데, 이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이 남자만 아니면 내 삶이 필텐데..' 문제는 그 남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말은 쉽죠?
저도 secured한 쪽으로 가려고 노력을 할 뿐이지, 지금 당장 행복하기 어렵다고 느낄때가 많아요. 그럴때는 용기를 내서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세요. 저도 그러려구요. 그리고 질문을 하고 자기자신에게 솔직하세요.
스님이 된 제 전남친이 저에게 해준 얘기가 근래 제 마음에 와닿았어요.
You are free to do whatever you want to do, but whatever you choose to do, all those are meaningless.
어떤 선택을 하든 다 의미없고 부질없대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해도 됩니다. 실수할까봐 겁낼 필요 없어요.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에요. 그걸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