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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Nov 07. 2015

세상을 바꾸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하여

요새 트랜드가 트랜드인지라, 나를 포함한 많은 사회초년생 젊은이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혹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가 하는일이 세상을 바꾸고, 사회에 기여하는데에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많이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자기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며 “아, 시발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라고 많이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대다수는 마음을 다잡고 먹고 살기위한 일을 하며, 소수의 사람들은 용기를 내어 뭔가 다른 것을 해보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혁신의 최전선에 서있는 기업인 것처럼 보이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을 동경하며 막연히 부러워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찬양하는 세상을 바꾸는 꿈의 회사들의 직원들은 정말 그렇게 다를까?

예를 들면 구글.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매일하는 일에 너무 환상을 가질것도 없다. 얼마전 나랑 케미가 잘 맞는 구글에 다니는 언니와 얘기를 했다.

구글 오피스에서는 구글이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부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자주 비디오를 상영해준다고 한다. (막 그런거 있잖아. 또따이 (19세) 땡스 투 인터넷, 내 염소가 3마리에서 15마리가 되었어요! 저는 이제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비디오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직원들이 더 많이 하는 얘기는 ‘저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닌데요’이라고 한다. 결국 구글의 본업은 광고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은 우리네들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들을 한다. (한국회사들과 좀 더 다른점이라면 empowerment가 확실히 많이 되고 따라서 절차가 다소 간단하며 보고서를 많이 안쓴다는 것 정도) 다만 그런 회사들에서 일하는 분들의 훌륭한 마음 가짐은 “우리가 일벌처럼 돈을 벌어와야 그 돈으로 우주선도 쏘고 하는거지. 우리는 우주선의 연료임.”라고 생각하는거 정도.

내가 다니는 링크드인도 세상을 바꾸는 회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직업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프로페셔널들이 프로필을 만들고, 세상의 모든 채용공고들이 링크드인에 있으면, 우리는 굉장한 일들을 할 수 있다. 그 예시중 하나로 미국에서 링크드인은 정부와 일하며 높은 실업률로 고민하고 있는 주정부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한다.

'지금 추세로 보아 10년 후에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될 직업은 1 - 10번까지 이거고, 이에 따라 가장 필요로될 스킬, 역량은 이러이러한 것이고, 현재 탤런트 갭은 이정도니 이렇게 준비하시라.'

물론 이 거대한 계획에 일조하고 있다는 마음, 적어도 내가 회장님의 자산을 더 늘려드리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이 비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직업만족도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day to day 일이라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세상에 누가 숨켜놓은 대단한 일/직무는 없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내가 지니어스 엔지니어라서 구글 본사에서 시크릿프로젝트를 하는게 아니면. 우리가 남이 잘 세워놓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한 우리는 모두 일개미임을, 개미집의 퀄리티가 일개미의 본분을 잊게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나면 다른 회사에 다니는 애를 부러워할게 전혀없다. 놓치고 있는것도 없으니 초조할 것도 없다. 이집이냐 저집이냐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저 오늘 좀 더 많이 웃고, 좀 더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좋은 생각이 나면 조그마해도 내 개미집 한번 지어보고 사람들도, 나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


* 물론 이런 회사들이 일하기에 최고의 회사임은 틀림없다. 문화, 복지적 혜택, 무엇보다 또라이 없는 합리적이고 나이스한 사람들 등 일하기에 파라다이스임은 맞고 이를 위해 회사는 정말 많은 노력을 투자한다. 나는 다른쪽 의견을 약간 더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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