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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Dec 12. 2015

대가의 영역

약 2년전쯤, 영화 <레고 무비>를 보고 저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많은 메시지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는 창의력이 가장 중요한 세상인 레고월드에 살고 있는 가장 창의력없는 공사장 일꾼, 루저(loser) 에밋을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긍정적이기만 할뿐 아무런 개성도 없고, 모든 것을 매뉴얼대로만 할 수 있지만 에밋을 창의력을 파괴하려는 나쁜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예언자가 점지하게 됩니다.


 'He is the one.'


개평범한 얼굴의 주인공 에밋


원래 평범한 사람이 올바른 정신상태와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스토리라인은 헐리우드식 히어로무비에서 가장 흔한 내용이지만, 제가 감탄했던 부분은 이 평범한 에밋이 세상을 구할 수퍼파워를 갖게되는 과정입니다.


동료들에게 폐만 끼치던 찌질이 에밋은 악당의 공격을 받고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좀 심하게 나가 떨어집니다.

 

바로 레고월드의 밖으로 나가 떨어진거죠.

레고월드의 진짜 창조자. 아버지와 아들.


사실 2년 전에 봤던 영화라서 다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부분만의 내용은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에밋은 '자신의 세계'인 레고월드에서 나와, 다른 세계 즉, 레고월드를 만든 신들의 세계를 처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레고 인형이 방바닥으로 뚝 떨어진거죠. 그리고 저 뽀글머리의 아들내미는, 소중한 에밋을 방바닥에서 발견하고 주워서 다시 레고월드로 돌려놓습니다. 레고월드로 돌아온 '깨달은 자' 에밋은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레고를 조립해야할지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이기 시작해요. 그리고 수퍼파워 창의력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진짜 영웅이 됩니다.



저는 이 영화가 특히 저부분 때문에 Spiritual하다고(영적이다) 생각했어요.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즉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차원의 맛을 봐야 하는게 아닐까요? 한차원 높은 세상을 인식했다는 것은, 관점의 변화를 말합니다. 2차원에서 보았을 때 눈앞에 빽빽하게 겹쳐있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알 수 없던 문제들이, 3차원을 인식하고 3차원적인 시각으로 위에서 본다면, 수를 내다보며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 되는것이죠. 에밋이 사람들의 세계를 인식하고 난 후 부터는, 레고월드에서 수퍼창조력을 갖게 되었던 것 처럼요.



그래서 제가 갖고 싶었던 능력이 SQ(spiritual quotient), 영적지수였습니다.


객관적인 설명을 위해서, 두산 백과에서 SQ의 정의를 찾아왔습니다.

 


요약: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창조적 지능을 측정하는 지수.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에 대응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영성지수라고도 한다.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기 위한 지능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브룩스대학교 교수인 도너 조하와 정신과 의사 이언 마셜이 처음 사용하였다.


이들은 IQ나 EQ가 특정한 환경의 테두리 안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게 하는 일종의 적응 능력인 데 비해, SQ는 규칙이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창조적 능력으로서 IQ와 EQ의 토대가 되는 인간 고유의 지능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들에 따르면 SQ는 기존의 가치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적으로 발견하는 지능이기 때문에 IQ나 EQ가 나빠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SQ가 좋으면 탁월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 종교인·최고경영자(CEO)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인간에게 제3의 지능이 있다는 신경학적 증거로는 1990년대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 볼프 싱어의 연구가 거론된다. 싱어는 뉴런 다발이 진동하면서 경험을 통합하고 의미를 갖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뇌신경 조직에는IQ의 기초가 되는 순차적 신경 연결과 EQ의 기초가 되는 신경망 조직만 있는 것이 아니라, SQ의 기초가 되는 신경 진동 과정도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은 신경 진동을 통해서 경험의 의미와 가치를 파악하고, 삶의 목적을 결정할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조하는 이 같은 증거를 토대로 IQ, EQ와 마찬가지로 SQ도 훈련과 학습을 통해 높일 수 있으며 측정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연한 사고와 확고한 자기 인식을 갖고 고통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람, 비전과 가치에서 영감을 얻고 다양성 사이의 연관을 파악하며 인습에 역행해서 행동할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 SQ가 높다.


SQ에 관한 이런한 주장을 아직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IQ와 EQ에 대한 이론을 비롯하여 다른 많은 지능 관련 이론과 함께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SQ [spiritual quotient] (두산백과)   




예술가들이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켰을 때, 사람들이 하는 찬사가 '신이 그 예술가를 통해 일을 했다' 인데, 저는 이게 그냥 하는말이 아니라, 진짜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른 차원을 내다봐야만 가능한 일들인거죠.


혹은 '대가끼리는 통한다'라는 말을 들어보신적이 있나요? 지휘자와 제조업회사의 CEO, 작곡가, 발레리나.. 어떤 일이든간에 상관없이, 한 영역에서 정점을 찍었으면 그 이후는 창조의 영역이고 창조의 영역은 영감의 영역이기 때문에 대가들은 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간 Sprituality에 대해서 계속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처음 여기에 대해서 알게 된건, 사업을 하던 친구가 자기의 영적인 스승에게 저를 데려갔을 때였어요. 리틀 인디아에 있는 Guruji라는 분이었어요. 친구가 하는 말로는, 스티브 잡스가 인도에 갔을 때 만나려고 했던 스승의 2대 제자라고 하더군요. 그분의 집을 아슈람이라고 부르는데, 어차피 싱가폴에 직업도 없이 왔을 때라 할게 없어서 자주 드나들었죠. 그때 거기서 명상을 배우기도 했었어요. (이분이 가르쳐준 명상법이 있는데, 관심있으시면 나중에 공유할게요.)


한달 쯤 되었을 때, 저는 처음으로 Guruji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I don't know what I want. What should I do?"


그리고 그분의 대답은 싱거웠죠.


"Change your sentence. Ask me 'I would like to know what I want' instead 'I don't know what I want'."


그리고 덧붙이시기를, 제가 "I don't know what I want"라고 계속 말하면, 제 마음은 계속 그걸 모른다고 인식할거라고요.



Spirituality가 종교적 냄새가 나긴하지만, Spirituality의 핵심은 신이 아니에요. 핵심은 '나'입니다. 자기 자신을 깊게 잘 아는 것, 자신의 그 무한한 잠재력을 아는 것이 영감의 근원이자 창조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가들이 자신의 한평생을 바칠 분야를 정했을때는 외부의 분석에 기초하지 않았죠. 자기 마음속에서 오는 calling을 따랐습니다.  창조는 20년후의 10대 먹거리 산업을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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