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차도 국가별로 차이가 나더랍니다
링크드인 전에 다니던 회사가 끝나는 오후 6시, 화장실을 가려면 5시 50분 전에 다녀와야합니다.
왜냐면 그시각쯤되면 클리닝 언티(청소 아주머니)가 화장실 문을 막고 사람들이 설사가 난다 하더라도 들여보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티(Auntie, 우리말로 이모님정도?) 저 화장실 좀 ㅠㅠ"
"아임 클리닝!(좆까 난 내 일을 할뿐이다.)"
"언티 진짜 딱 한번만 ㅠ"
"아임 클리닝! (꺼지거라)"
씨알도 안먹힙니다.
이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불편하지만, 저는 기꺼이 우리가 참아야 하는 불편이라고 생각했어요. 청소하시는 분께서 한 두사람 봐주다보면 일이 지연되고, 그러면 자칫하면 언티가 집에 늦게 갈테니까요. 언티도 라이프가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부분을 존중해주고 여기에 크게 불만을 하지는 않아요.
예전에 기사로 읽었던 한국 청소아주머니들이 힘들게 일하신다는게 생각이 났습니다. 어떤 분들은 밥도 화장실 구석에서 드신다고 들었어요.
일하기 좋은 나라, 직장은 청소 용역계에도 적용이 되나봅니다. 링크드인에서 일하는 언티들은 꽤 럭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링크드인의 언티들은 우리 모두의 이름을 알고 가장 명랑하게 우리에게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에요. 우리 회사 사람들도 이 언티들에게 얼마나 친절한지 예를 들고 싶어요. 싱가폴 오피스가 만들어졌던 시점부터 5년간 우리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주었던 8명쯤 되는 언티들 중에, 한명의 언티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다른 회사로 가야할 일이 생겼어요. 그때 전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아이패드를 사주고 깜짝 페어웰파티를 열어줬거든요. 언티가 엄청 울었었어요, 그때.
언티들에게 친절한건 법으로 그러라고 한게 아니죠. 아마 그 분들도 직접 고용이 아니라 아마 우리 회사나 빌딩주가 용역회사에서 고용해서 일하시는 계약직이시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만들어놓은 이 회사의 컬쳐를 함께 누리고 계신겁니다. 그래서 일까요, 여기 언티들은 "아임 클리닝!" 이라고 우리에게 소리치시지 않습니다.
예전에 추석에 한국 갔을 때, 추석 하루전 일요일 저녁 친구에게 물어본 질문이 "오늘 홍대 영업할까?" 였어요. 그런데 친구가 의아해하면서 "왜 안열어? 대목인데?" 라고 했죠. 그리고 놀랍게도 연휴전 일요일 홍대는 10시까지 불이 환했어요.
싱가폴은 연휴, 특히 음력설에 오시면 좀비타운이에요. 택시도 없고 레스토랑도 다 닫고요.. 그들에게도 돈버는게 중요하겠죠. 그렇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가족들과 모이고 즐겁게 보내는 시간일거에요.
그리하여 내린 결론이 한국이 서비스 수준은 정말 좋지만, 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잔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잔인한 삶이 우리 자신의 얘기니까,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친절하게 해주세요. 나부터 친절해지고 너그러워져야 사회 분위기도 바뀝니다.
여러분들 회사는 어떤가요? 제 브런치 구독하시는 분들은 다들 친절한 분들이신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