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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Jan 04. 2016

Customer Success Manager

IT 산업에서 가장 핫한 직업 중 하나

마케팅과 전략 컨설팅.


경영을 전공한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커리어로 고려했던 두가지 직군입니다. 졸업할 땐 회사에서 월급쟁이로 일할 수 있는 직군이 정말 적어보였죠. 이번 브런치에서는 아직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지만 현재 B2B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핫하고, 링크드인에서의 제 직무인 Customer Success Manager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구글 서치 통계를 보면, Customer Success라는 단어와 Customer Success Manager는 2009년을 기준으로 급 상승했음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만큼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단어라는 얘기죠.


Customer Success 의 Wikipedia 정의


Customer Success is the function at a company responsible for managing the technical and business relationships between a vendor and its customers with the intent of: (1) maximizing the value that customers derive from the solutions they acquired from the vendor by making them as profitable and productive as possible, and (2) maximizing the value the vendor can in turn create from the customers resulting in sustainable corporate good profits and growth.[2]

Customer Success is an emerging, but critical role in a company's success.[3] The function is most commonly used in the software world and most prevalent among Software as a Service (SaaS) companies.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ustomer_Success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정의조차 찾을 수 없는 키워드였기에, 부득이 위키피디아에서 찾아왔습니다.



예의상 객관적 정의를 가져왔지만 저는 이 직업에 대해서 객관적인 설명을 하기보다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형태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Customer Success Manager가 하는 일은 말 그대로 고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컨설팅, 교육, 테크니컬 서포트를 포함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합니다. 왜 이 기업들은 고객의 성공을 중시할까요?

이 직업군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은 B2B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즉, SaaS (Software as a Service) 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주로 Subscription base로 판매를 하죠. 이 회사의 솔루션을 1년을 써보고, 성과가 좋았다면 계약 연장 및 추가 구매를 하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면 계약을 중단, 업계 용어로는 고객들이 Churn(고객이탈)이 됩니다. 계약을 중단할 경우 잃는게 굉장히 많아요. 단순히 한 고객의 1년치 매출을 잃는게 아니라, 이 고객이 장기적으로 상용하면서 추가적으로 가져올 매출뿐만 아니라, 업계에 입소문이 좋지 않게 나기 때문에 신규고객 유치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요. 이런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직업이 Customer Success Manager입니다. 


링크드인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피터틸의 책 Zero to one에서 링크드인의 Talent Solution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지 않고, 사람들이 하는 일을 보완하고 다음 레벨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형태로 나타난다'의 예시로 쓰여요. 무슨 얘기냐면, 링크드인의 솔루션은 결코 기업의 채용업무를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채용업무 담당자가 채용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툴을 주는 형식으로 쓰인다는 얘기입니다. 


광고를 할 때, 고객들을 타겟하고 적합한 컨텐츠로 맞춤형 광고를 하는것처럼, 링크드인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인재들을 타겟하고,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게 됩니다. 채용솔루션을 구매한 후 성공여부는 클라이언트쪽의 유저(채용담당자)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적합한 후보를 검색하는 것부터, 그 후보를 '설득'하는 것까지가 기존의 HR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업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링크드인 채용솔루션을 구매하면 이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죠. 이 솔루션을 구매하고 클라이언트쪽의 유저가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성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 성과도 없으면, 클라이언트는 링크드인 솔루션을 재계약하지 않겠죠.


그래서 여기에 투입되는게 Customer Success Manager(이하 CSM)가 됩니다. 세일즈가 링크드인 솔루션을 팔고나면, CSM은 클라이언트의 현황을 파악합니다. 누가 유저인지, 기존의 채용 프로세스에서 어떤 이슈가 있었고 현재 클라이언트가 어떤 니즈가 있는지, 그리고 이 솔루션을 구매하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등에 대해 이해를 하고 클라이언트와 일정 목표를 같이 세우고, 그걸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클라이언트가 성공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클라이언트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솔루션을 구매했던 담당자가 윗사람이고,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그렇죠. 솔루션을 쓰는 유저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솔루션을 구매만하면 모든것이 다 잘될거라고 생각하는겁니다. 유저의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배분을 해주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솔루션이 내부 프로세스에 정착이 못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 직무는 클라이언트 쪽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관리에 대한 역량도 필요로 됩니다. 고객이 우리 솔루션을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돕는 직업이라니, 나쁘지 않지 않나요? 



근래에 어떤 분이 저에게 '당신만의 Customer Success에 대한 철학이 있느냐?'라고 물어본적이 있어요. 저의 믿음은 '모든 고객의 문제는 다 서로 다르다.'입니다. 모든 고객의 문제가 다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하기 때문에 언뜻 그 고객의 문제가 다른 고객의 문제와 비슷하게 들릴지라도, 더 깊게 그 문제를 파고 들어야하고, 서로 다른 솔루션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모든 문제의 답은 대개 고객의 안에 있고,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잘 듣고 그걸 알아채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Customer Success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아닌,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는 말로는 "베스트 케이스가 뭐에요?"라고 물어보지만, 사실 그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건 "클라이언트님, 당신의 상황이 이러이러 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케이스는 이것입니다."라는 겁니다. 


이 부분이 요새 저랑 매니저랑 의견충돌을 겪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우리 매니저는 '규모있는 접근'을 원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중 최대한 많은 프로세스를 자동화시키면 제가 현재 맡고 있는 150개 어카운트보다 훨씬 많은 300개를 맡을 수 있게 되는 Efficiency를 원하는거죠. 그래서 Learning center라고 회사가 만들어놓은 다양한 채용관련 교육 동영상을 볼수 있는 사이트로 가서 고객들이 셀프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라고 해요. 반면 저는 제일 싫어하는게 Learing center입니다. (고등학교때 동영상 강의를 너무 많이 본 탓일까요...) 저는 제가 보면서도 꾸벅꾸벅 졸게 되는 교육영상을 클라이언트에게 보도록 유도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이슈를 잘 듣고 그에 맞춰서 클라이언트가 꼭 해야하는 프로세스들을 맞춤형으로 짜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게 클라이언트가 성공하는데 더 효과적(Effective)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왜냐면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것은 링크드인 솔루션의 기능에 대한 학습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전통적인 채용방법에서 적극적인 채용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소프트스킬을 기르는 마인드셋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저에게 이런 Customer Success 철학을 갖게해주었던 에피소드를 들려드리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제가 대학교 때, 미용실 프랜차이즈 startup에서 마케팅 인턴을 한적이 있습니다. 이 때 대표님께서 '우리 미용실만의 특별한 key service를 고안해봐라.'라고 하셨지요. 저는 이 특별한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연예인들이 가는 아주 비싼 미용실부터, 동네 미용실까지 여러군데를 다니면서 서비스를 비교 했었어요. 그리고 그 때 고객으로서의 제 고민은 '앞머리를 자를까 말까?'였습니다. 


적당히 유명한 미용실에 갔을 때, 헤어 디자이너에게 "앞머리를 자를까요? 말까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헤어 디자이너는 "앞머리가 있으면 귀여운 헤어스타일이고, 앞머리가 없으면 여성스러운 헤어 스타일이에요. 고객님이 더 원하시는걸로 하세요." 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저는 선뜻 결정할 수 없었고, 기존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온다는 미용실에 갔을 때, 헤어 디자이너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앞머리를 자를까요? 말까요?"            


그때 그 헤어 디자이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고객님의 얼굴형이 약간 긴 편이고, 눈이 아몬드형으로 예쁘셔서, 앞머리가 있는 편이 단점을 가리고 장점을 살리는 선택일 것 같아요." 


저는 단번에 설득되었고, 앞머리를 잘랐으며, 만족해서 미용실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헤어 디자이너는 전문가입니다. 그 사람들은 '헤어디자인' 이라는 프로덕트를 다루죠. 첫번째 헤어디자이너는 자기가 다루는 프로덕트에 집중을 했습니다. 앞머리가 있는 디자인은 귀여워보이는 스타일, 없는건 여성스러운 스타일이라는 것이죠. 두번째 헤어디자이너는 고객의 외모라는 고객의 문제에 집중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객의 문제를 먼저 언급하고, 그에 맞는 프로덕트를 제안한 것이지요. 물론 그런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안목'이라는 전문가적인 성격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그 안목도 사실은 고객과 대화를 좀 더 나누다보면 고객의 말 안에 그 고객이 진짜 원하는게 어떤건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지요. 대개는 그 고객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수가 없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한건 이겁니다(들어보니 당신이 원하는건 이거인것 같네요).'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겁니다. 이런 인사이트에 기반해서 저는 고객 맞춤 컨설팅 프로세스를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그 미용실 스타트업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토렌트도 다운 받지 못할만큼 기술똥멍청이지만, 대신 기술의 영역에서 사람에 집중하기 때문에 IT업계에서 밥벌어 먹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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