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ce in wonderland Jan 05. 2016

이란에 히잡을 팔자!

떠오르는 기회의 땅 

오늘 링크드인의 인도 지사장이 발표가 되었습니다. 

30세에요. 


아니 뭐, IT회사에서 나이어린 리더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이렇게 갑자기 충격받는 것도 웃기지만서도 그래도 '나는 누군가, 여기는 어딘가' 하는 동요되는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 이렇게 말하면 건방지겠지만, 저는 자리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믿거든요. 지사장이 된 분은, 링크드인에게 인수된 앱을 만든 창업자에요. 아마 이분도 석사 졸업하면서 좋은 회사에 갈 기회가 충분히 많았을거에요. 그렇지만 석사를 졸업하자마자 그 앱을 만들고, 3년후 링크드인에 인수되어 2년을 링크드인에서 일하다가 이번에 지사장이 된거거든요. 이분이 만약 회사에 좋은 포지션으로 입사해서 열심히 일했다면, 지금쯤 지사장이 되었을까요? 전 아닐거라고 봐요. 결국 이 사람이 한 과감한 선택들이, 이사람을 치열한 환경에서 단련시켰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배우며 지사장이 된거죠. 이 사람은 지사장의 자리에서 또 더 많은걸 보고 배울거에요. 빨리가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현재 하는 일에서 충분히 배우고 만족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하겠죠.


아무튼, 이번 브런치는 사업을 하기위해 발버둥치다가, 이란에서 기회를 발견한 앨리스의 이야기입니다. 




저의 다른 브런치들을 읽으셨다면, 제 전남친이 이란의 재벌가 아들이란 것을 읽으셨을거에요. 살면서 처음 만나본 이란 사람이었던 전남친은 (좀더 정확히는 페르시안(이란), 아제르바이잔, 유대인의 피가 섞인 혼혈이에요.) 저에게 중동이라는 나라, 그 중에서도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었었어요. 


퀴즈하나 낼게요.


이란 사람은 아랍인이다. 맞다 아니다?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이란 사람들은 아랍인들을 제일 싫어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들을 아랍인들이라고 생각하는걸 정말 싫어해요. 이란 사람들은 본인들을 Iranian 이라고 잘 부르지도 않아요. 그 사람들은 자기를 Persian이라고 부릅니다. 페르시아 제국은 다들 들어보셨을거에요. 약 2천년 전에 광대한 대국을 건설했던 주역들의 후예가 지금의 이란 사람들이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전남친 아버지의 단골 대사중 하나가 "우리가 이래봬도, 2000년 전에는 잘나갔다고!"라면서 아버지를 놀렸던게 생각나네요. 2000년 전의 영광을 그리워하지만, 1979년 미국 무역제재가 있기 전까지만해도 이란은 늘 국제무대에서 잘나가던 경제강국이었습니다. 


일단 인구규모가 8000만에 달합니다. 많은 중동국가들이 오일머니에 의존하고 자국민 인구가 빈약해서 자체 산업이 발달하기 어려운 반면, 이란은 내수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사이즈의 인구규모가 나옵니다. 그리고 문명이 발달했었던 나라답게 자녀 사랑, 교육열이 굉장해요. 그래서 단순히 많은 인구가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넓은 땅에 좋은 기후를 가졌기 때문에 밀이나 과일들도 풍부하게 생산되고요. 실제 미국 경제제재 이후에도 내수로도 잘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 언급 안한 부분, 자원 매장량으로는 석유 세계 4위, 천연가스 세계 3위에 달하는 자원대국이기도 합니다.


약 30년 전까지만 해도 이란은 왕, 팔레비 국왕이 통치하던 왕정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왕은 친미, 친서구주의 였기 때문에 많은 사업가들이 이란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경제에 활기가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급진적 이슬람주의 민족운동이 전개되면서 종교리더가 나라의 수장을 맡게 되고, 매사 미국과 충돌을 일으키면서 1979년 본격적으로 이란과 사이가 틀어진 미국은 친미 국가들이 이란에게 경제재제를 내리게 됩니다. 거의 북한 수준으로 미국의 경계를 받았는데, 지난 30년간 그래도 GDP순위 30위정도(2014년 기준, 약 403조)면 이란은 선방했죠. 지난 대국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사실 잘사는 계층으로 올수록 이란 사람들은 종교에 회의적이에요. 그리고 페르시아 문화라는 강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을 전파시켜버린 아랍문화에 대해서도 굉장히 마음에 안들어하구요. 


이런 얘기들을 항상 전남친에게 들어왔었습니다. 그리고 걔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이란 경제제재가 풀리면, 이란은 공산주의 붕괴 이후에 열리는 가장 큰 시장이 될거다."라는 말이었죠. "근데, 난 절대 이란으로 안돌아가."라고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요. 


그리고 올해 중순, 이란 경제재제를 없애려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 조심스럽지만 상황은 매우 긍정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 30년간 경제재제에 있었던 나라고, 위험하다고 인식되어온 나라이기 때문에 이란에 대해서 잘 아는 외국인은 드뭅니다. 그 예로, 제가 이란으로 여행을 가거나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헐. 왜?" 라고 물어봤었죠. 사람들의 "헐. 왜?"는 저에게 아주 좋은 사인입니다. 상식에 반하는 곳에 저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란에서 뭔가 해봐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됩니다. 


이란에 갔을 때에요. 이 땅에 저렇게 드러눕고 싶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Customer Success Manag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