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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Nov 09. 2015

싱가폴에서 취업하기 (3)

Life takes you to unexpected places

싱가폴에서 취업하기 3탄...


무엇보다, 제 자신에 대한 오랜방황 후에 자신을 좀 알게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뿌리깊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편하게 면접을 보게 되고, 엄청 세일즈를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더라고요. 약파는 사람마냥.
사실 영어로 했던 질문과 답은 머리에서 잘 날아가는 휘발성의 특징을 가지고있어요. 그래서 잘 기억이 안나지만 몇가지 제가 들었던질문과 답을 써보자면,
 
“앨리스, 너가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현대중공업 CEO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현대중공업은 이 회사가 가장 같이 일하고 싶어했던 회사중 하나였어요).그 사람을 우리 클라이언트로 만들어야 하고 너는 엘리베이터에서 30초의 시간이 있는데 어떻게 접근할래?” 라는 질문을 했어요.
 
제 대답은
“그건 나한테 아주 쉬운 거에요. 왜냐면 한국인은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났을 때 엄청 반가워하거든요.저는 먼저 한국어로 인사를 한 후에 현대 사장님을 만나 뵙게되서 영광이에요! 요즘한국이 여기서 얼마나 잘나가는지 아시죠? 어딜가든 현대라는 회사가 한국회사라서 진짜 자랑스러워요. 사실 저도 한국에서 일을 했는데, 한국회사들이 앞으로 더 크려면 더욱 글로벌해져야한다는 믿음이있어서, 여기 나와서 일을 찾아서 하고 있어요. 안그래도 제가 글로벌리우수한 인력을 매칭해주는 헤드헌팅에서 일하고 있는데, 나중에 현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실례가 아니라면 명함을 주시겠어요?” 라고 했어요. 쓰고나니 중요한가요..?
사실 별 의미는 없을 것 같네요ㅡ,.ㅡ
뭐 이런거 물어 봤었어요… 한국이랑 비슷한데 좀 더 신입이다 보니까 인성관련이많아요.
 
 
아무튼 헤드헌팅회사의 디렉터가 저에게 "너를 뽑으면 배팅이야. 너가 한국시장을 정말 개척하면 너는 우리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사례중하나가 될텐데, 너가 돈만 축내면 그냥 돈 축내는거야. 어쩌지..한국시장이 마켓사이즈가 어느정도 될까?" 라고 매너지에게 말하더라구요. 특히 영어가 아무래도 부족하다보니까 그것도 배팅이고.. 차라리 영어가 잘하면 다른 시장을 공략해도될텐데.
 
뭐 결론적으로는 잡 오퍼를 받았어요.
그리고 잡오퍼를 주면서 행여 어디 딴데 갈까 노심초사하더라고요.
 
 
일단 입사를 2012년 9월로 미뤄놓았어요.
아직 한국에 없는 직업인데 외국에서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직업을 찾았거든요.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이 제가 한국을 뛰쳐나와 외국으로 온 이유중 하나입니다.한국은 정말 글로벌 트랜드가 늦게 들어가요.) 한달 동안 저 직업을 도전을 해보고,안되면 아마 9월에 예정대로 입사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3년 후의 생각: 이때 제가 관심있던 직업은 '디자인 컨설턴트' 였습니다.)


저는 영어 잘 못해요.
한국에서 외국계를 입사하고 일을 열심히 하다가 외국으로 가는 그런 길도 있을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영어를 못하는데 회사에서외국을 쉽게 보내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아직 제 뇌가 말랑말랑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할 때, 다양성을 접하고 싶어요.
 
외국에 오면 가장 좋은 것은 다양성이에요.
특히 싱가폴은 정말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고 있는 곳이라, 별 특이한 애들이 다 있어요.
아 이런 삶도 있구나, 오, 이런 삶의 역경을 거친 애도있구나
이런걸 느끼면 제 눈이 넓어지는 제 자신이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해요.
 
그리고, 한국에서 저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왔고, 저랑 비슷한 경험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아이들을 만났고, 회사에 갔고, 물론 회사에 가면 좀 다양한 사람들이 더 많지만 결국은 획일화 되고.. 그런 써클이 있는 반면에,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외국으로 오잖아요? 그러면 특정 계층으로 나눠진 시스템에서 벗어나서그 어디에도 속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인간이 되요. 그러면 비로소
 
‘아..내가 삶을 살고 있구나.. LG… Life is Good…….’
이러면서 감탄을 하게 되요.
그런 감탄을 하면서 사니까 3개월을 직업을 못 구해도, 영어가 잘 안 늘어도 제가 여기 온 것을 단 한순간이라도 후회하거나 걱정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 같아요.
 
암튼,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어요?
그 동경 때문에 외국가면 후회한다고 목적을 가지고 가라고 다들 말릴 수 있어요.
근데 뭐 그건 동경했는데 외국 안갔다온 사람들 얘기고, 후회 안해요. 동경해서 외국가도.
살고 싶은 삶을 살았던 사람은 절대 후회 안 해요.

(3년이 지난 후 나의 생각: 중요한 부분인데,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인지 생각해보면 좋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 지낼 때 저에게 인생의 큰 두 축은 '일'과 '사랑'이었어요. 그리고 그 중 일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훨씬 컸죠.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제 삶을 결정짓겠다고 생각했고, 항상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물어봤어요. 그리고 그 답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질문을 넓히니까, 좀 더 다양한 답들이 나오더라구요.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본인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본인의 주변 사람들, 직장 동료들, 상사, 친구들을 보세요. 그것이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인가요? 아니라면 어떤 액션을 취하셔야할 시점이네요. 그리고 다양한 삶들, 어떠한 가능성들이 있는지 알아가보세요.) 

 
취업도 마찬가지에요.
자신을 알아야 해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찾아내야해요.
그 고민의 깊이가, 면접에서 드러난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아 그래도 팁이 있다면, 저의 경우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해외 취업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사람'이었어요.
저는 신세 많이 지고 살았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싱가폴에서는 더더욱
그게 제가 이렇게 A4 7페이지 짜리 얘기까지 줄줄줄 써가면서 나누는거에요.
제가 많이 받았으니, 많이 나눠야죠. 





까지가 제가 약 4년전 싱가폴에서 첫 직장을 구한 후에 썼던 후기입니다. 

싱가폴에서 일하기로 결정한 것은 제 삶에서 '최초의 자발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결정을 해왔지만, 사실 그게 결정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옵션 안에서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형식이 많았잖아요? 주어지지 않은 옵션에서 완전한 결정을 한 저 경험은 제가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싱가폴에서 일하기' 매거진에서는 제가 싱가폴에서 살면서 했던 다양한 모험들, 에피소드들을 쓸 생각이에요. 

싱가폴에서 제 이름을 '앨리스'인데, 이상한 나라에서 항상 모험을 하듯 살고 싶어서 이름을 앨리스로 지었어요.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존중,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눈돌림으로 작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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