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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Apr 22. 2016

좋은 기업

좋은 기업에 대한 나의 생각

링크드인에서는 매달 하루는 InDay를 합니다. InDay에는 업무를 하지 않고 우리가 있는 로컬 커뮤니티에 뭔가를 돌려주고 기여하는 일을 하거나 아니면 각 개개인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일을 맘껏하도록 하는 날이에요. 오늘 InDay의 컨셉은 Farmers Market이었습니다. 명색이 오늘은 4월 22일 지구의 날이니까요! 

  

약 10여개의 환경단체, 오가닉 푸드 스타트업, 환경보호 관련 스타트업에서 자신들의 회사와 기관을 소개하고 제품을 하루동안 링크드인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어요. 업무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러서 소개도 듣고, 유기농 야채도 받아가고, 시식도 하고, 맥주도 마셨습니다. 





왼쪽 사진의 청년은 Vertical farming으로 케일이라는 이름도 낯선 야채를 재배하여 팔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잘생겼기에 저는 이것저것 물어봤지요. 이 사람은 회계사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JP 모건에  2년을 근무한 후, 인류가 직면한 세가지 문제 에너지, 물, 식량(Food) 중 에너지와 물은 자기가 풀기엔 너무 어려운 문제라서 아웃시키고, 식량 문제에 주목하여 지난 4년을 2년은 농업공부 2년은 농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공부를 해 4년째인 오늘날, 케일을 재배해 유통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인구 절벽으로 위기가 오고 있지만, 인류 전체적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증가 속도를 작물재배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모두가 먹기 위해서는 농업분야의 혁신이 필요하거든요. 저는 하필 많은 작물중 왜 케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잘생긴 그는 케일은 다른 작물에 비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양가가 아주 높은 효율적인 식물이기 때문에 택했다고 했어요. Vertical Farming은 마치 책장같은 선반에서 인공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이에요. 도시처럼 땅의 면적이 좁은 곳에서 위로 층층이 쌓아올려 재배하니까 공간 효율성은 좋지만, 인공재배라서 전기소모가 어마어마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큰 이슈에요. 아무튼 이 청년은 이 케일은 그어떤 흙, 영양제, 비료도 없이 키워졌으며, 특히 비료나 살충제같은 화학적인 것들을 일체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제품은 유기농 그 이상이라고 강조했어요. 그리고 직원들에게 케일을 두봉지씩 공짜로 나눠주면서 케일을 잘라서 주며 먹어보라고, 아삭아삭 거리는게 다를꺼라고 열정을 담아 얘기했습니다. 이 사람이 준 케일은 바로 어제 수확한 작물이라고 하더라구요. 어제 수확한 이걸 제가 오늘 오피스에서 먹을 수 있었던 것은, 흙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씻는 과정이 없고 싱가폴,  도시에서 재배하는 거라 운송기간이 획기적으로 줄기 때문에 정말 신선하다구요.  


오늘 Farmers market은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CEO인 Jeff Weiner가 링크드인에 이런 그림을 올린적이 있어요. 자기가 같이 일하면서 좋았던 사람들의 특성을 보니까 이런 공통점이 있더라하면서요. 



1. 큰 꿈을 가지고 2. 할건 해내고 3. 놀줄 아는 사람


링크드인에서 일하는 건 얼추 저 세개의 조건에 부합합니다. 


1. 비전이 확고한 기업(Dream big) - 링크드인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링크드인이 Professional들을 연결하고 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언젠가 이런 professional들의 지도를 그릴거라는 비전에 매료되어 온 사람들이에요.


2. 할건 해내고(Get shit done) - 성과평가가 굉장히 명확합니다. 측정가능한 지표들을 KPI로 잡아놓고, 그걸 평가해내는데 짤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행여 내 업무 범위를 넘어서 회사 전체를 위한 이익이 되는 일을 한다면 그 부분도 항상 추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매년 말에 성과 평가를 합니다. 


3. 기업문화(Know how to have fun) - Farmers market같은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한 회사죠.



솔직히 저는 링크드인에서 일하면서 업무적으로 배운 것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비전을 보고 매료되어서 입사했지만, 아무래도 큰 기업에서는 자기 역량을 충분히 펼치는 일을 할 수 없거든요. 거대해진 많은 IT기업들이 업무는 세분화하고 프로세스를 잘쪼개놓고 over-qualified한 인재들을 많이 뽑아서 역량을 충분히 활용 못하는 쉬운걸 시키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다른 어떤 회사에서도 배우지 못했을 중요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제가 배운것은 원대하고 선한 비전의 중요성,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의 위대함, 그리고 놀라운 기업문화였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고 주주의 이익이라고 성경구절마냥 진리로 떠받들어 왔어요. 그런데 저는 경영학에서 배운 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기업은 더이상 수익을 창출하기만 하는 이기적인 기관이 아니고 그래서도 안된다구요. 그건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굉장히 커졌고 소비자가 현명해졌기 때문이에요. 몇달전 방콕에서 테러가 있었을 때, 정부가 자국민들의 피해 상황을 바쁘게 집계하고 있을 무렵, 우리 회사 Managing director (APAC office의 캡짱)은 사건 발생 2시간만에 출장간 우리 직원들의 안전을 파악하고 그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순위에 두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싱가폴로 귀가시킨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돌렸습니다. 그 메일을 열어보았을 때 저는 이 시대에 기업이 갖는 영향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업문화는 뭘까요? 예전에는 기업의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용도로 기업문화를 바라보았다면, 링크드인에서 일하면서 기업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을 기르는 것 같은 수준으로 진화된 것을 보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링크드인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SaaS회사이고 기업의 인사팀에 채용 솔루션을 제공하며 B2B로 돈을 버는데 하루를 이렇게 Farmers market을 하고 날려버리면(그리고 이런 이벤트는 매달 하나씩은 꼭 있죠), 이게 생산성에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그러나 링크드인은 '비전'을 가지고 돌아가는 회사고, 이런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인간'이 되면, 그 조금이라도 나은 인간은 조금이라도 나은 영향을 클라이언트에게 미치지 않을까 하는거죠. 즉, 링크드인의 원대한 비전은 링크드인의 직원들을 통해 세상과 소통이 되니까요. 그리고 즐거운 업무환경은 우수한 사람들을 더 오래 그 회사에 근무하게도 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이익과 관련된 일에 집중하여 임직원을 쥐어 짜야한다는 2차산업식의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 기업은 단순히 직원들 뿐만 아니라 사회에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업은 직원들이 더 좋은 부모가, 더 좋은 자식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권장하고 그걸 도와줍니다.  


덕분에 전 오늘 엄청 많은 야채를 (집에 가서 먹을지 모르겠지만..) 얻고 페스토를 사고, 환경단체에 정기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회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첫 스텝은 임직원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링크드인을 조인했을 때 트레이닝에서 제일 처음 듣는 말도 "우리는 너희가 여기에 평생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우린 너가 링크드인에서 얻어가는 것들이 너를 더 나은 professional로 만들어 줄 수 있기를 바라."였어요. 회사 차원에서 항상 직원들의 Next play에 대해 생각하도록 권장하고 돕는것도 이곳의 독특한 문화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이런 좋은 기업문화는 기업이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사치이기도 해요. 그게 기업의 진짜 역량이죠. 시장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정해진 마켓에서 마켓셰어를 가지고 싸우는게 아닌, 자기 마켓을 창조해가는 비즈니스 모델이 흔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이 세가지가 잘 돌아갔던 회사에서 2년을 일했던 것에 감사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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